親安 “대립정치 끝내야” vs 非安 “정치초년병의 무모한 대권욕”

親安 “대립정치 끝내야” vs 非安 “정치초년병의 무모한 대권욕”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1-23 13:18
수정 2017-11-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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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밑바닥 당심 접촉하며 통합 필요성 설파…전당대회 염두호남계 “유치한 정치공학…이유식 필요하다” 평화개혁연대 구성 가속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론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찬반 양측은 23일 감정적 언사를 주고받으며 대치 상태가 이어졌다.

안철수 대표는 당원 바닥민심 청취에 나서며 ‘당대당 통합’ 움직임을 한발짝 더 내디딘 반면, 통합 반대파인 호남 중진들은 안 대표를 저지하기 위한 ‘평화개혁연대’ 구성에 박차를 가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나란히 참석하며 통합 의지를 다졌다.

그는 “정책연대를 정기국회 기간에 보여줘야 하며 오늘이 그 시작점”이라면서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생각을 직접 듣고 또 다른 당원들과의 만남 자리도 가져 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후 원외위원장과 간담회를 시작으로 통합론에 대한 당내 공감대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호남계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완강한 반발에 부딪혔던 만큼, 이를 우회해 일반당원을 대상으로 외연확대 필요성을 호소한 후 최종적으로 전당대회 등 절차로 승부를 보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은 이날 통합론과 관련한 추가 여론조사 내용을 발표하며 통합 드라이브에 힘을 실었다.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유권자 1천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0%포인트)를 보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할 경우를 가정한 지지율은 19.2%로 더불어민주당(47.5%)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정당과 연대·통합해야 한다는 응답이 45.6%로, ‘독자세력 성장’ 40.0%보다 다소 높았다.

국민통합포럼을 주도하고 있는 친(親)안철수계 이언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과거에 매몰돼, 과거의 틀 속에서 분열적 정치를 하는 것은 새로운 정치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독재의 잔존세력,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운동권 세력이 대립해온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면서 중도통합을 당의 노선으로 제시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cpbc 라디오에 출연, 안 대표에게 “구상유취(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라고 직격했던 박지원 전 대표를 향해 “노회한 정치 9단의 말씀”이라고 맞받기도 했다.

호남 중진들도 반(反)안철수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통합 불가론’ 명분쌓기를 지속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tbs 라디오에서 “아직 평화개혁연대는 태동하지 않았고, 서명만 하고 있다”면서 “안철수 대표가 서명에 불을 질러줬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의총은 의사결정기구가 아니라는데, (통합 찬성 의견이) 훨씬 많았다면 왜 그런 얘기를 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천하의 김대중도 의총에서 부결하면 (그에 거스르는 일을) 안 했다”면서 안 대표의 ‘마이웨이’에 반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통합의 길이 옳지 않기 때문에, 서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면서 “박지원·천정배·정동영은 전면에 서지 않고, 우리 내부에서 상당히 합리적인 분을 대표자로 결정을 합의해놨다”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표는 “안철수가 구상유취하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젖 좀 떨어지게 우리도 이유식을 하나 사와야 한다”면서 통합론을 거듭 평가절하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지지율 20%가 나오려면 최소한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40% 내지 50%가 나와야 한다”면서 “정치는 수학이 아니다. 과학이 아니다. 의사가 수술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의사 출신으로 벤처기업을 운영했던 안 대표의 경력에 빗댄 비판 발언으로 해석된다.

유성엽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로 인한 안팎의 상황을 가리켜 “정치초년병의 무모한 대권욕이 빚은 처참한 참상”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국민의당이 40석을 단단히 묶어 작지만 강한 당이 될 수 있었는데, 스스로 먼저 연대·통합을 꺼내 들면서 지리멸렬한 졸로 전락했다”면서 “소수집권당 민주당으로부터 통사정을 받기는커녕, 조롱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바른정당으로부터 ‘햇볕정책이 어떠네, 호남 지역주의가 어떠네’ 희롱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당을 살리겠다는 것은 유치하고 안이한 생각”이라면서 “안 대표는 지금이라도 원점으로 되돌리고 물러나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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