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현안조정회의…“피해의식 최소화 방안 살펴야”
이낙연 국무총리는 2일 “고교입시 동시 실시방안은 대관도 필요하고 소찰도 필요한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관소찰(大觀小察)은 ‘크게 보고 작은 부분도 살핀다’는 뜻이다.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제16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8월30일 대통령 업무보고(핵심정책토의)를 하면서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의 우선 선발권을 폐지해 일반고와 동시에 입시를 실시하도록 하고, 올해 4분기에 관련 법령을 개정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자사고·외고·특목고와 일반고의 입시 날짜를 같은 날로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서 모든 학생에게 공정한 기회를 드리는 것이 맞겠다. 어느 특정 학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선택의 기회를 주고, 다른 쪽은 그 객체처럼 인식하는 이런 기존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을 통해서 전체에 어떤 공동의 이익을 드리고, 우리 국가가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을 조금 더 제시하면 국민이 수용하기가 더 쉽지 않겠는가, 이것이 대관(大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학생은 어제까지 누렸던 이익을 부분적으로 내놔야 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 경우에 피해의식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이것을 수반케 하는 것이 바로 소찰(小察)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이러한 ‘대관소찰’의 관점에서 고교입시 동시 실시방안에 접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고교입시 의제뿐만 아니라 이날 회의에 상정된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계획▲평창동계올림픽 국내외 관심 제고 방안▲재난 지원체계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같은 자세를 주문했다.
이 총리는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는 고위직이나 공공기관 임원들의 여성 비율을 높여보자는 얘기”라며 “이 문제는 흔히들 성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왔다. 그러다 보니깐 남녀 간의 제로섬 게임인 것처럼 접근하곤 했다”고 문제를 짚었다.
그는 “이제는 뭐를 위한 성평등이며 그것을 통해서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더 큰 목표는 없는가 이런 관점에서 조금 더 대관(大觀)할 필요가 있다”며 “성평등을 이루는 건 당연한 목표지만 그걸 통해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또 다른 것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예컨대 세계적으로 우리 젊은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최고수준에 도달했으나 불행하게도 사회적 경험의 기회가 부족하기 쉽다”고 꼬집었다.
이 총리는 “여성 대표성 제고를 통해 사회적 경험의 기회를 여성들에게 좀 더 많이 드리고, 그것을 통해서 여성의 역량을 키울 기회를 드린다. 그걸 활용함으로써 국가역량을 키울 수 있다 하는 좀 더 큰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면 훨씬 더 일도 쉬워지고, 이해도 더 쉬워질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가족부와 관계 부처는 이런 문제가 나오면 성평등이다 또는 제로섬이다, 제로섬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 그걸 뛰어넘는 조금 큰 틀의 목표를 국민께 제시하고, 부처 내에서도 공유하면 또 다른 목표를 만들 적에 용이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평창올림픽 붐업과 관련해 이 총리는 “관심 제고와 관련해서는 소찰(小察)을 좀 더 해야 할 분야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작은 분야의 점검, 준비가 늘 부족하기 쉬운 사회이다. 대한민국 사회가 디테일에 약한 그런 면이 있다”며 “G(게임)-100일을 기해서 본격적으로 점검해보자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재난지원체계 개선방안과 관련해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를 시군구별 피해규모로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까 읍면동 단위의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시군구 전체로는 피해규모가 기준에 미달하지만, 읍면동은 쑥밭인데도 구제를 못 하는 폐단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작은 피해도 살피자는 취지에서 이제는 읍면동만 피해가 크게 났을 경우에도 도와드리는 방향으로 재난지원체계를 개선하고자 한다. 또, 공유재산을 우선시하는 그런 접근 방식에서 조금 더 유연하게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 총리는 국정감사를 받느라 수고했다며 국감 과정에서 제시된 문제의 개선책을 마련하고, 수검 자세가 옳았는지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일본 프로야구 노무라 카츠야 감독은 자신이 지도했던 팀이 시리즈에서 우승한 날 밤에 반성회를 했다. 우승해도 반성할 게 있을 거라며 그날 밤에 반성회를 했다”고 반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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