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상당수는 친박 성향…朴출당 반대하며 洪 비판
자유한국당 재선의원들이 1일 오찬을 하며 당내 최대 현안인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했지만, 입장을 하나로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재선 의원 19명은 이날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했다.
그러나 오찬이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지고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한 활발한 의견 개진이 있었으나 이렇다 할 ‘통일된’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참석자의 상당수가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를 냄과 동시에 홍준표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회동에서는 “당 혁신위원회가 홍 대표의 홍위병 노릇을 하고 있다”. “용광로가 돼야 할 판에 박 전 대통령 출당은 안 된다”, “똘똘 뭉쳐서 제대로 대여(對與) 투쟁에 나서야 한다”, “홍 대표가 서청원 의원과 최근 진흙탕 싸움을 벌인 것은 부적절하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같은 비판 목소리는 재선 의원들의 성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당 재선 의원은 30명으로, 이중 다수가 친박(친박근혜) 성향으로 분류돼왔던 게 사실이다.
특히 김태흠 최고위원과 김진태·박대출·이완영·이우현·이장우 의원 등 공개적으로 거친 목소리를 낼 만한 주요 ‘스피커’들이다.
친박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참석한 대부분의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을 강제 출당하는 데 반대했다”면서 “보수대통합도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 등까지 아우르는 조건없는 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조건 없는 대통합이라면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징계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날 회동 후 메시지가 나오지 못한 것은 재선 의원들 사이에 존재하는 온도차 때문이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 같았지만, 그에 대한 해법이 다 달라서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2일로 예정된 홍 대표와 재선 의원들의 오찬 회동도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른 참석자는 “멀지도 않고 바로 내일 당 대표와 오찬이 잡혀있는데 그 자리에서 당 대표와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대화하는 게 더 재선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하나로 모이지도 않은 의견을 재선 입장이라고 발표하는 게 당 현안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반대의 목소리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홍 대표 입장에서는 2일 오찬회동을 미리 잡음으로써 재선의원들의 ‘단체행동’을 제어하는 효과를 본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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