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 오역보도 지적…“작은 불씨가 한반도에 불꽃 던질수도”
청와대는 18일 외교·안보 사안과 관련한 일부 언론의 오보를 지적하면서 국익과 우리 중심의 사고를 토대로 한 보도를 촉구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부 언론의 오역으로 마치 문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에서 언급한 송유관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것처럼 썼다”며 “10여개 언론이 이 내용을 보도했고, 일부 언론은 정정했지만 일부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없이 아침까지 보도가 계속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일부 국내언론은 전날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 중 ‘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북한에서 주유하려고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딱하네)를 ‘긴 가스관이 북한에 형성 중이다. 유감이다’라고 오역했고, 해당 오보 중 일부는 이날 오전까지도 인터넷에 게재됐다.
연합뉴스는 오보를 확인하고 애초 송고 28분 후에 기사를 바로잡고 이날 오전 독자에게 사과하는 사고(社告)를 공지했다.
이 관계자는 “이 보도는 어젯밤 늦은 시각에 트위터에 떴고 그로 인해 속보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언론사 입장에서 확인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정황을 이해한다”면서도 “팩트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해석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라면 우리를 비난한 것이라는 예측과 프레임이 있기에 오보를 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는 소재는 국익과 무관하게 써도 된다는 의심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외교·안보 문제가 매우 엄중하고 민감한 시점으로, 이 문제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 관계가 있다.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외교·안보 이슈”라며 “작은 불씨로 인해 휘발성이 최고조인 한반도에 자칫 불꽃을 던질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우리 중심적인 사고와 국익에 기반한 독자적인 사고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 민감하고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틀로써 극복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고, 북핵 문제만 해도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초기단계와 완성단계에 이른 지금은 너무나 상황이 다르고 그것을 풀기에도 너무 여러 나라가 얽혀 있다”며 “이런 노력을 권장하고 부추길 곳은 ‘market of idea(생각의 자유시장)’이라는 모토를 가진 언론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모든 언론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필요한 부분만 빼서 마음대로 해석한다는 뜻의 ‘단장취의’(斷章取義)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며 “이낙연 총리의 국회 답변을 차용하면, 우리는 언론인께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다른 나라 정상이나 언론을 더 신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