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박성진 거취’ 놓고 ‘묘수’ 고민…장고 돌입

靑 ‘박성진 거취’ 놓고 ‘묘수’ 고민…장고 돌입

입력 2017-09-14 10:31
수정 2017-09-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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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여부도 고려해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국회로부터 ‘부적격’ 의견이 담긴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를 받게 된 청와대의 고민이 길어질 전망이다.

신설 부처 초대 장관의 공백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긴 하지만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이후의 정국이 청와대가 서둘러 판단을 내릴 수 없게 흘러온 탓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쩌다 ‘고차방정식’ 같은 상황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침묵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 고차방정식의 가장 큰 변수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다.

야권이 일제히 박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고 여당마저 부정적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박 후보자를 장관 자리에 앉히면 여의도의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

이 경우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표결도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주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담아 박 후보자의 장관직 지명을 철회하기도 찜찜하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무기명 투표에서 야당 의원들이 막판에 마음을 바꾸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런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듯 청와대 내에서는 급하게 박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결정할 수도 없고 결정할 필요도 없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개혁과제인 사법개혁의 동력을 살리려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니 일단은 김 후보자의 임명 문제를 마무리 지어놓은 다음 박 후보자 문제를 생각하는 게 순서에 맞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구상대로라면 다음 주에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일정을 마치고 복귀할 때까지도 박 후보자의 거취는 결론이 나지 않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문 대통령의 결단이 아무리 일러도 뉴욕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시점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야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28일께 열 것으로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이런 계획이 생각대로 실행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청와대처럼 야당도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에 합의해주지 않고 ‘버티기’로 들어가면 뾰족한 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순탄한 여야 관계를 위해 내심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 내지는 문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바라는 여당과 김 후보자도 안 된다는 보수 야당, 김 후보자 만큼은 살려야 하는 청와대 사이에 ‘눈치작전’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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