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영리기구 보고서 “원세훈 원장 때 국정원 요원 10여명 스스로…”

국제 비영리기구 보고서 “원세훈 원장 때 국정원 요원 10여명 스스로…”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8-24 15:02
수정 2017-08-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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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재임(2009년 2월~2013년 3월) 시절이었던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정원 요원 1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 국제 비영리기구 보고서에 실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비롯된 일이라는 이 보고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헌정 질서를 흔든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는 또 다른 차원의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브뤼셀 소재 분쟁예방 비영리기구인 국제위기그룹(ICG)은 지난 2014년 8월 5일 ‘한국 정보기관 병적증상의 위험성(Risks of Intelligence Pathologies in South Korea)’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ICG가 인터뷰한 또 다른 소식통은 원세훈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의 사기가 곤두박질쳐 약 10명의 국정원 요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24일 보도했다.

이 내용은 원 전 원장이 정보기관 수장으로서의 역량이 부족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보고서 본문 22쪽 하단 각주에 실려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 앨러배마주 소재 트로이대학의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대니얼 핑크스턴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약 10명 자살’을 언급한 소식통이 국정원 내부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정원 내부자들과 긴밀히 접촉하는 사람으로서 “과거 그와 접촉해본 바로는 말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국정원 소식에 밝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직이 갑자기 바뀌거나 부당하게 대우를 받으면서 스트레스가 극심해져 자살한 사람이 여러 명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정원 요원들이 당시 스스로 세상을 떠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원 전 원장의 재임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서,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 규명과 분석 작업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원장 측은 “헛소문이며 절대로 그런 일이 없었다”면서 “원 전 원장은 국정원에 있을 때 일을 정말 많이 했고 여러 요원을 적재적소에 자기 전공 분야를 갖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해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원 전 원장은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국 직원들을 동원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댓글 여론 형성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24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구형받고 오는 30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이와는 별도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의 ‘민간인 댓글부대’(또는 ‘사이버 외곽팀’) 활동과 관련한 일부 조사 결과를 넘겨받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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