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없는 北…‘27일 적대행위 중지’ 물건너가

대답없는 北…‘27일 적대행위 중지’ 물건너가

입력 2017-07-26 09:46
수정 2017-07-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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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 대신 도발 가능성…정부 “27일 넘어서도 北호응 기다린다”

북한이 우리의 군사회담 제의에 계속 반응하지 않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을 통해 제안한 휴전협정 64주년인 7월 27일을 기한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상호 중지’는 사실상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북한이 우리의 군사회담 제의에 대해 오늘 아침까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당장 회담에 응한다 해도 대표단 명단 교환과 회담장 준비 등에 시간이 필요해 27일까지는 회담이 열리기 어렵다.

북한은 오히려 27일에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대화’ 대신 ‘도발’을 선택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이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27일을 넘겨서도 계속 열어놓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설사 27일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하더라도 군사회담 제안은 유효하다”면서 “북한 반응에 대한 데드라인(마감시간)은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27일이 지났다고 해서 군사회담 제안을 철회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도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 24일 “오는 27일까지는 대화 제의가 유효하다”고 밝힌 데 대해선 “북한의 조속한 호응을 끌어내기 위해 그렇게 밝힌 것일 뿐 그때까지만 대화 제의가 유효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마땅한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특히 군사회담 의제인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 행위 중지’는 북한 입장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대북 전단 등 이른바 ‘체제 존엄’을 지키는 데 해당하는 사항이어서 관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온 터라 실망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수정제안을 할 수도 없고, 지금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회담 제의를 거절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회담은 성사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없지 않다.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회담에 나올 생각이 없었다면 분명한 입장을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이 다음 달 중·하순에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까지는 대립 구도를 유지한 뒤 9월 이후에 태도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야 할 시기지 대화할 시기는 아니라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8월 1일 열자고 북한에 제안한 적십자회담에 대해선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상대적으로 관심이 큰 군사회담도 응하지 않는 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할 적십자회담에 나오길 기대하기는 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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