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여당과 야당 사이’ 중재자론 묘수찾기 고심

국민의당, ‘여당과 야당 사이’ 중재자론 묘수찾기 고심

입력 2017-06-11 10:15
수정 2017-06-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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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정서와 與2중대 비판론 의식하며 사안별 견제·협력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존재감을 입증한 국민의당의 원내 전략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같은 뿌리를 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과도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의 제3당으로서 국민의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과정을 거치며 몸값을 키웠다.

국민의당은 이낙연 총리 인준 과정에선 민주당에 대승적으로 협조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반면, 이번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적격 여부 판단을 유보하며 제3당의 위상을 극대화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초기 성적표를 결정지을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 개편, 각종 개혁입법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당은 여당과 야당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사안별로 견제와 협력의 선택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럴수록 국민의당의 정체성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은 이 총리 인준 당시 민주당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한국당으로부터 “여당 2중대”, “사쿠라 정당”, “오락가락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렇다고 마냥 정부·여당을 견제만 하기에는 지역적 기반인 호남 민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호남이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내 한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연정이 이뤄지는 내각제가 아닌 현 대통령제 아래에서 중도개혁 성향의 야당이 어떤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지 국민의당이 새로운 도전을 맞이한 상태”라며 고민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합리적 중재자론을 내세워 논란을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 “야당이 견제와 비판만 해서는 20대 총선에서 국민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다당제 구도에서 협치를 이룰 수가 없다”며 “그동안 야당은 정부·여당의 실패로 반사이익을 얻어 차기 정권을 획득하려는 전략전술을 구사했지만, 국민의당은 그런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비대위원장은 “각 당 사이에서 중재역할도 하겠다. 야당 본연의 임무를 다하면서도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다. 여당에 협조할 것은 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구체적인 당의 전략을 세우고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이달 초 김태일 영남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가동했고, 대선평가위원장에는 이준한 인천대 교수를 선임했다.

또한, 국민의당은 당내 혁신위와 대선평가위 초반 활동 내용을 토대로 오는 13∼14일 강원도 고성에서 워크숍을 열어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밑그림도 그려나갈 방침이다.

특히 이번 워크숍에는 당 소속 국회의원은 물론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이 모두 모여 대선 이후 사기가 저하된 당내 분위기를 추스르면서 각종 당 혁신 구상을 모아내는 자리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당의 정체성과 선명성을 놓고 워크숍에서 열띤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며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중도개혁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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