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인준안’ 내일 처리 불투명…대치정국 장기화 가능성도

‘이낙연 인준안’ 내일 처리 불투명…대치정국 장기화 가능성도

입력 2017-05-28 16:48
수정 2017-05-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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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정무라인 전방위 설득…與 “새기준 만들자” 대승적 협력 요청野 “5대 배제기준 적용에 대한 文대통령 입장 표명이 우선” 압박

여야가 28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대립 국면을 이어가면서 자칫 총리 인준 문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야당의 대승적 협력을 호소했지만 야권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을 포함해 향후 인선시 도덕성 기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당초 2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조차 채택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29일 처리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여야가 시한으로 잡은 31일까지도 인준안 처리가 불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26일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이후 주말에 정무라인을 총동원해 야당 지도부와 국회 인사청문위원들을 접촉하는 등 야당 설득을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청와대는 지난 26일 임종석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뜻을 밝힌 만큼 야당 요구처럼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공백이 더이상 길어지면 안 된다는 점은 여야가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상생의 길을 함께 만들어주시길 정중히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 인사청문에 피해의식을 갖게 된 민주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과하게 공세한 것을 살펴보게 된다”며 몸을 낮춘 뒤 “새로운 인사기준을 만들자”고 제안하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야권은 문 대통령이 납득할 만한 해명과 재발방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시하지 않는 한 인준안 처리에 협력하기 어렵다는 입장에 변동이 없다.

특히 위장전입이 이 후보자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3명이나 드러나 상황에서 이 후보자를 용인할 경우 향후 다른 각료 후보자의 청문회에도 나쁜 선례를 만든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야당 측은 임종석 비서실장의 지난 26일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인선 문제를 제기한 야당 의원들에게 쇄도한 문 대통령 지지층의 무차별 문자폭탄도 문제삼고 있다.

한국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반드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의지를 보여달라는 것”이라며 “적어도 향후에는 정권 스스로 약속한 ‘5대 비리는 원천 배제하겠다’는 점에 대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이제 위장전입은 향후 고위공직자 임명에 더이상 배제사유가 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먼저 밝혀야 한다”며 “우리의 물음은 단순하다. 이제 위장전입은 공직 배제 사유가 되지 않는가. 여전히 배제사유라면 어떻게 한정해 적용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자 인선만 봐달라고 하는 것인지, 앞으로도 케이스바이케이스로 봐달라고 할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만약 후자를 의미한다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29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하고, 이 자리에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석해 야당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어서 전향적인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총리 인준안은 역대 정부에서도 종종 도덕성 문제로 여야 간 논란의 중심에 떠올랐고,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에는 김종필 전 자민련 명예총재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야당의 반대로 인준안 처리가 6개월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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