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외교로 한중관계 복원 의지 확인…사드 절충안 나올까

특사외교로 한중관계 복원 의지 확인…사드 절충안 나올까

입력 2017-05-19 17:11
수정 2017-05-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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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수교 25주년 앞두고 미·중 모두 납득할 해법 찾기 ‘숙제’전문가 “사드 배치가 MD와 별개라는 점 中에 확실히 전달해야”

이해찬 특사의 방중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이 틀어진 양국 관계를 조기에 복원하자는 의지를 확인한 가운데 최대 난제인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특사가 1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한 자리에서 양국은 관계 개선 필요성과 함께 소통 강화 의지를 상호 확인했다.

작년 7월 우리 정부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고강도 경제 보복, 그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대 중국 정서 악화 등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 양국 관계가 한국의 정권 교체를 동력 삼아 정상화할 수 있는 토대는 일단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 일원인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중 기간 사드 보복 해제와 관련한 중국 측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한국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적극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국 관계 악화의 단초가 된 사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한중간에 이 문제 해결에 대해 모종의 공감대가 형성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 특사단 환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시 주석의 축하 전화 등 중국이 최근 보인 ‘화해의 제스처’가 사드를 철수시키기 위한 강온 양면 전술 중 유화책의 일환인지, 한국 정권 교체를 계기 삼아 나름대로 사드 문제의 ‘출구’를 찾고 있는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때문에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 여론과 미국, 중국이 동의할 사드 해법이 도출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중국 전문가인 신종호 통일연구원 기조실장은 “한중 사이에 사드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자는 데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며 “관건은 미국까지 동의할 수 있는 사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6월 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7월 또는 8월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한중정상회담 등 G2(미·중)와의 대형 외교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고, 8월 24일 한중수교 25주년을 앞둔 만큼 문재인 정부가 그때까지 해결의 방향성 정도는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X-밴드 레이더 등 중요 장비들이 배치돼 사드가 부분적으로 운용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국회 논의’ 카드를 띄웠다.

이전 정부의 추진 과정에서 비판받은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를 보완하는 동시에 국회와 부담을 공유하고 시간을 버는 한편 중국을 향해 ‘성의’를 보여주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언젠가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사드배치는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우리의 법적인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문제까지 포함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미 배치된 사드를 철수시키는 것은 상당한 외교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사드 운용 면에서 한국이 관여함으로써 사드 레이더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안, 사드를 배치하되 완전한 실전 운용은 유예하는 방안, 북핵 해결시 사드를 철수하는 데 대해 한미중 3자간의 구체적 합의점을 도출하는 방안 등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해법으로 거론된다.

또 한미동맹을 축으로 북핵에 대응한다는 기조를 견지하되, 사드배치가 중국을 포위하고 견제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망 참여와는 별개라는 점을 중국이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은 한국내 사드배치 자체도 우려하지만 사드배치를 계기로 한국이 미국의 MD 시스템에 참여하는 것을 더 우려한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구축하려 하는 MD 시스템과 한국내 사드를 분리하는 기조 하에 북핵 대응을 위한 3축 체계(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킬 체인, 대량응징보복체계)를 갖출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 확실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에 앞서 우리 정부는 한국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 한미관계에 있다는 점과 한국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해서 북핵에 대응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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