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기반’ 국민의당, 호남 출신 후보자 반대 쉽지 않아한국당·바른정당, 철저한 검증 예고…“발목은 잡지 않겠다”
전남지사 퇴임하는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2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청 왕인홀에서 열린 자신의 전남지사직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17.5.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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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정국이긴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진영의 야당들이 “확실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발목은 잡지 않겠다”고 밝힌데다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호남 출신인 이 후보자를 반대하는데 큰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11일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총리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총리 임명동의안을 가결하려면 국회 재적의원(299명)의 과반인 150석이 필요한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120석 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장 민주당은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하는 새 정부의 총리 인선이 늦어지면 국정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야당에 협조를 구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대중 정부 초기 김종필 전 총리가 6개월 동안 인준이 안 돼 큰 혼란을 겪었던 것을 기억한다”며 “국가위기인 만큼 국회와 협치해 잘된 인사들이 (청문회를) 잘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같은 뿌리를 둔 국민의당의 협조를 구하기가 가장 쉬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 지역 의원들이 주축인 국민의당으로서는 전남 영광 출신의 이 후보자를 반대했다가 이 후보의 지명을 환영하는 지역 민심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전날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개인적으로 이 지사와 친하다고 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면서 “국무총리 인준에 관해서는 하루빨리 해결해서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 국민의당이 앞장서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120석과 국민의당 40석을 합치면 인준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이 확보된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도 당내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나오고 있는 데다 자칫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결사적으로 반대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기류가 엿보인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4선 국회의원도 했고 전남도지사를 역임하고 성격도 차분하고 정무적으로나 정책적으로 많은 자산을 가진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통합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 또 도덕적으로 총리로서 자질과 인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인사청문회 문제는 철저히 검증하겠다”면서도 “다만 예전처럼 발목잡기 인사청문회 이것은 하지 않아야 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철저한 검증을 하되 첫 총리니까 검증에서 문제가 없으면 협조하는 게 맞다”며 “당내에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인선이 아닌가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인사청문회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격 사유가 발견될 경우 야당과 여론의 반대에 부닥치며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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