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황 권한대행 17일 회담…대북 경고메시지 전망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16일 오후 방한한 펜스 부통령은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회담,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 비무장지대(DMZ) 방문, 주한미군부대 방문 등 2박 3일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펜스 부통령의 방한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미국 최고위 인사의 한국 방문이다. 트럼프 집권 이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2월)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3월)이 각각 방한한 바 있다.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거듭하고, 미국이 핵추진 항모 칼빈슨함을 한반도 주변으로 급파하는 등 북미간 긴장 수위가 급속도로 높아진 상황이어서 펜스 부통령의 방한 메시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북한은 펜스 부통령 방한 전날인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에 개량된 무기 체계를 과시하고, 당일인 16일 오전에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하는 등 미국을 향해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만큼 펜스 부통령은 17일로 예정된 황 대행과 회담에서 북한이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경우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징벌적 조치를 취할 뜻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끝내고 ‘최고의 압박과 개입(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을 골자로 하는 강경한 대북 원칙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에 대한 공유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양측이 북한의 핵보유 셈법을 바꾸기 위한 공동의 대북 제재·압박 강화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펜스 부통령의 방한은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하는 상황에 이뤄지는 최고위급 접촉인 만큼 탄핵과 대선 정국에서도 한미 동맹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대내외에 보여줄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미 양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한국을 배제하는 한반도 문제 논의) 우려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펜스 부통령과 황 대행은 또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신속한 배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 중단도 한 목소리로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펜스 부통령은 여기에 우리 측에 지난 6~7일 있었던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펜스 부통령의 이번 방한은 시기적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최고조에 달한 민감한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전기를 모색하는 데 있어 의미가 크다”며 “대내외적으로 한미가 굳건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오판을 방지하고 일각의 한국 소외론에 쐐기를 박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펜스 부통령이 미국 행정부 고위급 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첫 일정을 국립현충원 참배로 잡은 것에도 한미동맹과 대북 공조에 있어 상징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 아버지(에드워드 펜스)를 둔 인연으로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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