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파 “徐탈당 불가피”…강경파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빼나”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인적청산의 핵심 표적으로 떠오르면서 친박계 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여론의 흐름으로만 보면 서 의원을 적극 방어하기 어려운 분위기이지만 그렇다고 정치적으로 동고동락해온 서 의원을 무작정 내치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일각에서는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뺄 순 없다”는 강경론이 부상하면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대신 조기 전당대회로 가자는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온건파 쪽에서는 ‘인위적 인적청산’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서 의원이 끝까지 버티는 데 성공하고 인 위원장이 당을 떠난다면 ‘도로 친박 당’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민심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인 위원장은 여론을 등에 업고 세게 나오고 친박들은 억울하다는 건데, 이런 상황이 길어져 공론화되면 결국 여론을 등에 업은 쪽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 영남권 친박계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지금은 극적인 반전이 나오기 힘든 상황이고 결론은 뻔하다”면서 “결국은 서 의원이 나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회 최다선(8선)인 서 의원과 정치적으로 맺어온 인연과 친박계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서 의원이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점을 의식해 ‘인간적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특히 강경파는 인 위원장의 인적청산 드라이브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서 의원이 대규모 인적청산을 우려했던 친박계 의원들을 설득하면서까지 인 위원장을 영입했음에도 인 위원장이 애초 서 의원과의 약속을 어기고 인위적 인적청산을 강행하고 있다는 게 강경파 측의 논리다.
동시에 정우택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친박계 재선의원은 “설령 인 위원장이 저렇게 나와도 정 원내대표가 물밑 조율을 해줘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안 하고 있다”면서 “본인도 대권 욕심이 있다 보니 친박 어른들을 다 내보내고 왕 노릇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특히 재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만일 인 위원장이 사퇴해 비대위가 출범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조기 전당대회로 정면승부를 보자는 여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에 재선의원들은 오는 주말 회동해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당을 단합하라고 온 비대위원장이 되려 당을 흔들어놓고 있다”면서 “의원들 중에 스스로 당적을 정리한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인 위원장의 인적청산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또다른 친박핵심인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이 당 분열에 따른 위기 수습을 위해 탈당하기로 한 점 등으로 미뤄 서청원 의원의 ‘버티기’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