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언 김무성 겨냥, “후안무치” “먹던 우물에 오물” 맹공조원진 “분당쪽으로 가는 것 같아서 더는 할 말이 없다”
새누리당 내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모습이다.‘최순실 파문’에 따른 내홍 수습 방안을 놓고 사분오열 양상을 보이고 있고, 분당(分黨) 불가피론까지 공식 회의에서 등장했다.
비주류의 한 축으로 여겨지는 김무성 전 대표는 전날 대선 불출마 카드를 내던지며 ‘탄핵 전면전’을 선포했다. 24일 현재 10명의 전·현직 의원이 탈당 행렬에 동참한 상태이다
그동안 양측이 서로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도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해 평행선만 이어온 것과는 다른 새 국면이 펼쳐지리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자 계속된 퇴진 압박에도 당의 화합과 민생 안정으로 맞서며 상당 기간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해온 친박 주류 지도부가 전열 재정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날 오전 최고위 공개발언에서는 김 전 대표의 탄핵 추진 방침을 겨냥한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거론, “아무런 반향도, 감동도 없고 오직 혼자만의 메아리뿐”이라면서 “김 전 대표의 여러 언행은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이다. 정치의 비정함과 구태 정치의 표본을 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사람은 먹던 우물에 오물을 던지지 않는다”면서 “먹던 우물에 오물을 던지려면 본인부터 의원직 사퇴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는 것이 당원과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하며 ‘당을 떠나라’고도 요구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대로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탄핵이 먼저 이뤄진다면 국정은 더욱 무력화되고 국정 공백이 가중될 위험성은 더욱 높다”면서 “2004년 탄핵을 지켜본 문재인 전 대표, 추미애 대표, 박지원 위원장, 김무성 전 대표까지 모두 잘 알고 있는 일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전 대표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탄핵 협조 요구를 언급하며 여당의 탄핵 동조에 대해 ‘예수 팔아먹는 유다’·‘예수 부인하는 베드로’·‘배신자’·‘변절자’와 같은 행위라고 몰아세웠다. 사실상 김 전 대표를 에둘러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분당의 수순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이다.
특히 이미 탈당 움직임이 시작된 비주류와 달리 표면적으로나마 ‘당의 화합’을 주창해온 친박 주류들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비교적 ‘초계파’ 기조를 유지해온 초·재선으로까지 확산하는 비상대책위 구성 요구에 대해 “우리는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하는데, 이제는 분당 순서로 가는 것 같아서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 시간에도 이와 관련, “탈당하고 분당하겠다는데, 그렇게 하면 더는 싸울 일이 별로 없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 사이에선 “만약 김무성이 탄핵을 주도하면 어차피 분당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니겠냐”, “한쪽 무리를 탄핵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이 같이 당을 하기 어렵다”는 의견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는 논의가 오가는 동안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류의 ‘바람’과 달리 아직 비주류 내에서 추가 탈당의 움직임은 읽히지 않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물론 비주류의 또 다른 핵심축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 역시 탈당을 우선 고려하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유 전 원내대표는 그동안 여러 차례 탈당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왔고, 김 전 대표 또한 전날 당의 재건을 외치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같은 의미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부터 특검, 국회 국정조사에 이르기까지 고비마다 펼쳐지는 민심의 방향에 따라 전혀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가깝게는 오는 26일 예정된 5차 광화문 촛불집회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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