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등 비박계·김종인·손학규 등과 연대설도
남경필 경기지사와 3선의 김용태 의원이 22일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둔 정계 개편이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특히 이들의 정치적 지역 기반이 여론에 가장 민감한 서울·수도권인데다, 이념적으로도 여권의 텃밭인 영남권 의원보다는 중도·진보 진영에 가깝다는 점에서 이른바 ‘제3지대’를 구축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남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제는 정당도, 정치도 새로워져야 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분들 누구하고도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정당을 만들 생각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해 신당 창당, 또는 여야를 불문한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장 연쇄 탈당은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국회에서 본격화하면 찬반을 경계로 비박(비박근혜)계가 동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6선), 정병국(5선)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3선), 하태경(재선) 의원 등이 친박(친박근혜)계가 쇄신안을 끝내 거부할 경우 탈당할 것이라는 설이 돈다.
이들이 새로운 세력을 형성한다면 개헌이 핵심 고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대표는 당내 대표적 분권형 개헌론자고, 남 지사는 정당 득표수에 따라 내각을 구성하는 협치형 4년 중임 대통령제와 수도이전을 위한 개헌에 대한 소신을 갖고 있다.
범여권에서는 새누리당 복당을 거부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나 탈당한 이재오 전 의원 역시 개헌을 기치로 각각 ‘새한국의 비전’, ‘늘푸른한국당’을 이끌고 있어 연대를 시도한다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세력이다.
야권에서도 개헌과 맞물린 제3지대론이 끊임없이 거론됐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야권의 대표적 개헌론자로 꼽힌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정의화 전 의장 및 윤여준 전 장관 등과 회동을 갖고 여야의 양극단을 제외하고 합리적 개혁 세력이 모이는 ‘비패권지대’ 형성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전날 “지금은 개헌을 말한 시기가 아니다”라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최근의 현실을 보고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개헌 논의를 안 하려는 일부 정치세력이 있다. 도저히 납득을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계복귀의 명분으로 개헌을 들고나오면서 민주당을 탈당, 장외에서 활동 중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제3지대 주자로 꼽힌다.
손 전 대표는 전날 동아시아미래재단 10주년 기념 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남 지사 등의 탈당과 관련, “이제 우리나라 정치에 빅뱅이 일어날 것이다”라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지사와 김종인·손학규 전 대표는 그동안 꾸준히 접촉해 왔으며, 서로에 대한 평가도 매우 우호적이다.
향후 손 전 대표의 개헌 행보가 구체화한다면 이미 동반 탈당한 이찬열 의원에 더해 야권의 손학규계 의원들이 추가로 합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1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귀국하면 제3지대에서 영입을 시도해 기존 주자와 경선을 실시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반대로 민주당 주류에서는 비문(비문재인)·비박(비박근혜) 중심의 연대로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을 경우 원심력이 강화되고, 개헌을 축으로 정국의 국면 전환 가능성을 경계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정당 창당이나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한 신당의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추가로 탈당할 의원들은 거의 없다”면서 “개인적 정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일 뿐 명분이 떨어지기 때문에 동력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2007년 문국현 전 의원의 창조한국당,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의 한국미래연합, 2000년 김윤환 전 의원의 민주국민당, 1997년 이인제 전 의원의 국민신당 등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