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터’로 제3당 존재감 극대화 노려
국민의당이 7일 ‘선(先) 국회의장 선출안’ 제안을 통해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의 돌파구 마련에 나서 협상 타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지 주목된다.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국회의장 후보를 정한 뒤 국회의장을 선출한 다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여야 3당의 원 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국회의장 선출 시한인 7일을 넘길 위기에 처하자,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중재안을 던진 것이다.
이는 난관에 봉착한 원구성 협상의 타결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 ‘캐스팅보터’로서의 존재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협상 지연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을 피해가기 위한 복안으로도 보인다.
안 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렇게 지지부진하면 적절한 시기에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근 수차례 공개석상에서 “쇠가 달구어졌을 때 때릴 것”이라며 중재안을 예고해왔다.
안 대표는 각 당이 정한 후보를 놓고 국회의장을 정하는 방식은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사실상 본회의에서의 자유투표 방안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일단은 의장 후보부터 확정하는 게 순서”라며 언급을 피했다.
손금주 대변인도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1차적인 조치로 의장을 누구로 하고 싶은지 각 당에서 논의하고 나면, 그다음 프로세스를 논의하자는 말씀”이라며 “그 이상으로 나아가서 ‘자율투표다’ 이런 것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국회는 원래 자유투표다. (여야 3당이) 합의해서 (후보들을 놓고) 자유투표를 하건 (단일 후보를) 기(旣)합의해서 하건 결국 자유투표다”라고 말해 자유투표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국민의당의 제안이 사실상 자유투표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것으로 판명될 경우 최근 “자유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기존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애초 “당 일부 지도부도 차라리 자율투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새누리당이 반발하자 “국민이 원치 않는다”며 물러선 바 있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제안을 고리 삼아 3당 간 원 구성 협상을 진척시키는 작업에 나섰다.
안 대표의 이런 제안이 전해진 직후 박지원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및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연락해 오후 3당 원내대표 회담 개최 여부를 논의했다.
국민의당의 중재안은 일단 교착상태의 협상구도에 균열을 일으킨 것으로 보이지만, 협상 타결을 견인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민주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여야 합의로 국회의장을 자유투표를 해서 선출하자는 의견에 대해 국민의당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수용의사를 밝혔으나,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장 선출은 관례대로 (여야) 합의하에 표결처리하는 것”이라며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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