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단결·체제결속 의도…제재 극복 독려 메시지도”
북한에서 올해 들어 ‘축포’(불꽃놀이의 북한식 표현) 횟수가 많아지면서 간부들의 처형을 통한 ‘공포정치’로 권력 기반을 다져온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번에는 주민들을 상대로 ‘축포정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주요 매체가 보도한 축포 발사 횟수를 살펴보면 북한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축포를 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예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의 경우 새해 첫날인 1월 1일 오후 9시 30분부터 15분간 평양에서 불꽃놀이 행사를 연 데 이어 일주일 뒤인 8일에는 이틀 전의 4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평양시 군민연환대회를 열면서 축포를 쐈다.
특히 2월에는 축포 발사 횟수가 8일, 12일, 14일, 16일 4차례나 된다.
지난 8일 축포는 하루 전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한 행사에서 발사됐다.
또 나머지 3회는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과 관련된 것들로,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에게 ‘대를 이어 충성’을 맹세하는 백두산밀영 결의대회와 북한군 육군·해군·항공 및 반항공군 장병들의 예식, 광명성절 경축 행사에서 진행됐다.
앞서 2013년과 2014년, 2015년의 같은 기간에는 모두 3차례씩 새해맞이 경축과 음력 설 맞이, 백두산밀영 결의대회, 북한군 장병들의 예식 등의 행사에서 축포 발사가 있었다.
김정일 사망(2011년 12월 17일) 이듬해인 2012년에는 백두산밀영 결의대회와 북한군 예식 때 2차례의 축포 발사로 그쳤다. 그때는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지 10여 일밖에 지나지 않은 탓에 새해맞이 축포는 발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북한이 이처럼 빈번하게 축포를 발사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을 끌어내 체제의 이완 현상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8일 “축포의 가장 큰 의도는 최고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일심 단결과 체제 결속”이라며 “축포 발사에는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와 ‘자강력 제일주의’의 우월성을 내세우며 최고 지도자의 리더십 아래 굳게 뭉쳐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를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5월로 예정된 노동당 7차 대회 때까지 이런 단결과 결속을 이어가자고 독려하는 차원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집권 5년차를 맞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4년간 북한 간부 100여 명을 각종 비리 혐의로 처형하는 등 공포정치를 통해 자신의 권력 기반을 다져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