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효적인 제재 추진이 1차적…中 동참 노력도 필요”
“제재 효과 없다는 것은 단견…기대하지 않은 효과 나와”“北 실질적 위협 가할 가능성…안보위기가 발생할 수도”
유호열(6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5일 “남북관계 냉각기는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한 대북·통일정책 추진의 호기”라고 밝혔다.
유 수석부의장은 장충동 소재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 주민에게 정보 자유화를 의미한다. 400개가 넘는 장마당과 한류를 소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과 외부 정보 전달로 (북한) 주민을 통한 (북한의 내적) ‘변화의 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이자 북한·통일 문제 전문가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달 6일 임명된 유 수석부의장은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실효적인 제재 추진이 1차적이고, 중국을 동참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4차 핵실험 한 달 만인 지난 7일 장거리 미사일(광명성호) 도발까지 감행했고, 우리 정부는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유 수석부의장은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90%를 차지하고, 원유 및 식량 지원 등 북한 체제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결국 중국이 북한에 핵 폐기 최후통첩 식 ‘경고’를 하도록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 수석부의장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가해 온 대북제재가 실효성이 없었다는 주장과 관련해 “효과가 없다는 것은 너무나 단견(短見)”이라며 “제재를 하면 기대하지 않은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예금계좌를 동결했을 때 예상했던 목표보다 (북한의) 반응이 훨씬 민감하고 컸다”고 덧붙였다.
유 수석부의장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신뢰 프로세스가 제기한 방식대로 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그럼에도 신뢰 프로세스란 기본 구도는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 수석부의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비핵화가 우리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그 부분을 우리는 가급적 준수하면서 북한 핵을 무력화하고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무력화할 수 있는 쪽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며 반대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성격에 대해서는 “김정은 정권의 5년을 돌이켜 보면 예측하기 어렵고, 굉장히 즉흥적이고 도전적 성향을 보인다”며 “위협 증대를 통한 과시욕 측면이 있어 체제유지 차원을 넘어 실질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상당한 안보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체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포통치에 대한 불만 커지고, 김정은의 실정 반복, 북중 관계 악화 등으로 위기가 고조되면 권력 내부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고, 어떤 충격이 가해지면 이를 지탱하는 힘은 매우 취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베를린 장벽 붕괴된 1989년 1월에도 동독 에리히 호네커 사회주의통일당 서기장은 ‘장벽이 50년, 100년은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아는 것은 북한 체제 변화가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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