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외교 브레인’ 김양건, 교통사고 사망…남북대화 위축 우려

‘김정은 외교 브레인’ 김양건, 교통사고 사망…남북대화 위축 우려

장은석 기자
입력 2015-12-30 09:22
수정 2015-12-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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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서울신문DB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 서울신문DB


북한의 대남 정책을 관장하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의 사망으로 북한의 대남노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단기적으로 남북 대화 추진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대위원인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는 교통사고로 주체104(2015)년 12월 29일 6시 15분에 7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양건 동지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부장, 비서의 중책을 지니고 우리 당의 자주적인 조국통일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했다”면서 “김양건 동지는 당과 혁명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과 조국과 인민에 대한 헌신적 복무정신, 확고한 혁명적 원칙성과 겸손한 품성으로 하여 우리 당원들과 인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김 비서를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충직한 혁명전사’,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가장 가까운 전우’, ‘견실한 혁명동지’, ‘우리 당과 인민의 훌륭한 아들’ 등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수령에 대한 고결한 충정과 높은 실력을 지니고 오랜 기간 우리 당의 위업을 충직하게 받들어온 김양건 동지를 잃은 것은 우리 당과 인민에게 있어서 큰 손실로 된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외교 브레인’으로 알려진 김 비서는 대남뿐 아니라 대외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김정일 체제에서 국제부장을 거쳐 대남비서를 하면서 대중국 외교 등을 관장했다.

그는 지난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말미암은 남북한 긴장 국면에서도 ‘김정은식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하며 대화 분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한편 김 비서의 죽음이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주요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대남노선도 큰 방향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북한의 대남 협상을 주도해온 김 비서가 사망해 단기적으로는 남북 대화 추진이 위축되고, 남북관계를 다루는 북한의 태도가 다소 경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비서는 8·25 합의 당사자이고 김정은에게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 건의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양건은 ‘온건’, ‘대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면서 “김양건의 사망은 남북관계 대화 분위기 형성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김정은에게 남북관계,통일문제에 대해 충분히 자기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다”며 “남북관계에서 북측은 단기적으로 경직된 자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김 비서의 사망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북한 내부 세력의 견제 때문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양건처럼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한 인물이 갑작스럽게 죽었을 때는 의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양건도 교통사고를 위장해 누군가 일부러 죽게 만들 것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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