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비준동의 본회의 서두른 與’朴대통령 시간’ 염두비준동의안 통과 2시간여 뒤 朴대통령-시진핑 환담 ‘화기애애’
지난달 3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까지 새누리당은 구체적인 안건 처리 시간까지 지정하며 상당히 서두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여야 수석부대표회동에서 한·중 FTA 처리와 관련, “오늘 일정은 오전 10시에 여·야·정 협의체, 11시 각 당 의원총회와 동시에 외교통일위 전체회의, 오후 2시 본회의”라고 못박았다.
쟁점 법률안에 대해서는 “서로 이견 있는 법을 자꾸 내봐야 시간만 간다”며 처리를 뒤로 미뤘다.
이미 협정의 연내 발효를 위한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던 26일이 지났던 만큼 하루 이틀 늦춰 내년도 예산안·법률안과 함께 처리해도 될 법한 상황이었지만 유독 한·중 FTA 비준안 처리를 급박하게 재촉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에 본회의 절차를 끝내려 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시간으로 30일 오후 7시30분께 총회에 참석한 각국 정상과 기념 촬영을 하고 시 주석과도 잠시 환담했다는 후문이다. 이보다 2시간 이상 앞선 오후 5시5분에 국회 본회의에서는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첫번째 안건으로 상정돼 표결 처리됐다.
협상 타결 후 1년여를 묵혔던 비준동의안이 한·중 정상이 만나기 직전에 전광석화와 같이 마무리된 것이다.
실제로 한·중 FTA가 본회의에 상정되고 나서 오후 4시30분께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김무성 대표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우리나라와 파리의 시간을 비교 검색하는 장면이 일부 언론사의 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행사가 열리기 전에 본회의 절차를 끝내려 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 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파리에 계시고, 시진핑 주석도 만나게 되는데 그전에 비준된 것에 대해 참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29일 출국에 앞서 출영 나온 김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한중 FTA는 국가적 신뢰의 문제이고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밀접한 문제인 만큼 잘 돼야 한다”고 각별히 당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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