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 ‘우선공천’ 설전
“이 당(새누리당)은 대표가 주인이 아니다.”(서청원 최고위원)“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비공개 발언을 구분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지켜지지 않아 아쉽다.”(김무성 대표)
“김 대표가 언론 플레이를 너무 자주 한다.”(서 최고위원)
“국민이 보는 앞에서 그만하시자.”(김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5일 공개 석상에서 정면충돌했다. 김 대표가 ‘전략공천’ 대신 ‘우선공천’은 수용할 수 있다고 한 언론 보도 내용이 도화선이 됐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당헌·당규에 있는 우선추천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대표가 떡 주무르듯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표현 자체가 잘못된 것이고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작심 비판했다.
범친박계인 이인제 최고위원도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김 대표에 대해 “공직후보자 추천은 정당을 떠날 수 없는 것”이라며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말은 근사한데 굉장히 위험한 말”이라고 거들었다. 곧바로 반박에 나선 김 대표는 “전략공천의 폐해를 경험했기에 이를 없애고 정치적 소수자, 현저히 경쟁력 낮은 지역, 취약 지역에 우선추천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설명을 했을 따름”이라며 “당헌·당규대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맞받았다.
분위기가 험악해지면서 비공개 회의에서 공천특별기구 구성안도 의결에 실패했다. 김 대표와 비박계는 “관례상 사무총장이 당연직 위원장”이라며 황진하 사무총장을 주장했지만 친박계는 이인제·김태호 최고위원 카드를 내밀었다. 여기에 친박계는 김 대표가 요구한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통한 상향식 공천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 규정이) 국민 여론조사 50% 대 당원 여론조사 50% 아니냐”면서 “그 선에서 (하되), 조정이 필요하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 대표 측근인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은 “우선추천 지역도 과거처럼 전략공천으로 인해 불합리하게 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서 그 앞에 여론조사를 통해서 한다고 (전제조건을) 넣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우선추천 규정을 어떻게 적용할지, 국민 여론조사 범위를 얼마나 할지를 놓고 계파 간 치열한 물밑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5-10-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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