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서 100일 맞는 문재인… ‘죽을 고비’ 또 넘길까

벼랑끝에서 100일 맞는 문재인… ‘죽을 고비’ 또 넘길까

입력 2015-05-17 10:08
수정 2015-05-1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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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행사 없이 ‘무거운 광주행’…쇄신안으로 승부수100일간 ‘극에서 극’으로 오가’두번째 죽을고비’ 명운 갈림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 재보선 참패 후폭풍으로 벼랑 끝까지 몰린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로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문 대표는 5·18 기념식 참석을 위해 야당의 심장부인 광주를 찾기로 했지만, 험악해진 호남민심을 달랠 뾰족한 해법이 없어 발걸음이 무겁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휴일인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휴일인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00일 기념 행사도 현재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극심한 계파갈등 속에 당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지율은 물론 차기 대권주자로서 자신의 지지율도 추락하는 등 벼랑 끝에 선 신세다.

당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이 100일을 자축할 때가 아니지 않나”라면서 “광주 방문 후에도 당분간은 당 상황 수습을 위한 쇄신안 마련에 열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 대표는 지난 15일 내놓은 ‘초계파 혁신기구 카드’에 대해 당내 비노(비노무현) 진영이 탐탁지않은 반응을 보이자 이들을 차례로 설득해 갈등 봉합을 시도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적쇄신을 위한 당직개편과 최고위원회의 정상화 등 당 안정화 작업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문 대표가 ‘공천권 요구에 타협하지 않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담은 문건을 작성했다가 비노진영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에 처하고 계파간 불신의 골도 더욱 깊어졌다는 점에서 문 대표의 수습노력이 ‘약효’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 대표 개인으로서도 본인이 전당대회 전 언급한 ‘세 번의 죽을 고비’중 첫 번째 고비(전대 승리)는 넘겼지만 두 번째 고비를 넘기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자칫 발을 헛디디면 대권 행보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8일 닻을 올린 ‘문재인호’는 100일간 롤러코스터를 탄 듯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갔다.

취임 직후 문 대표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유능한 경제정당’을 앞세워 경제단체나 기업현장을 수시로 찾는 등 수권 가능한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이런 중도층 끌어안기와 동시에 친노인사를 당직에서 배제시키는 등의 ‘탕평인사’를 통해 화합을 강조했다.

그 결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초반대에 머물렀던 당의 지지율은 30%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고, 문 대표 본인도 차기 대권주자 1위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나가는 듯했다.

문 대표는 취임 50일을 기자간담회에서는 “지금까지 50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었는데, 앞으로 50일 더 마늘과 쑥을 먹어야 제대로 변화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일 수 있다”며 자신감과 결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50일은 급반전이었다.

야권에 호재로 보였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졌지만 여권의 ‘특별사면 특혜 논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스텝이 꼬였다.

뿐만아니라 성완종 파문의 여파 속에 맞이한 4·29 재보선에서 야권분열을 막지 못했고, 민생문제보다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적 실수로 인해 4곳 모두에서 지는 참패를 맞이했다.

전략공천을 배제하고 전지역 경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정동영 전 의원과 천정배 의원의 탈당과 출마를 막지 못해 결국 텃밭인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이 ‘함락’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처했다.

재보선 패배 후에는 비노진영을 중심으로 책임론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문 대표의 리더십이 급격히 흔들렸고,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 파동과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 논란까지 겹쳐 지도부는 기능을 상실하면서 사태 수습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바람 앞에 등불 신세가 된 문 대표는 ‘쇄신카드’로 승부수를 던지고 계파갈등 수습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표가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야권의 지도자로 우뚝 설지, ‘패장’으로 전락하는 정치적 명운에 처할지 모든 것은 문 대표 자신에게 달렸다고 조언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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