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박지원, 긴급회동…‘文 책임론’ 거론된 듯

권노갑-박지원, 긴급회동…‘文 책임론’ 거론된 듯

입력 2015-05-08 19:53
수정 2015-05-0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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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文, 이대로 지나가면 안돼…책임지고 의사 밝혀야”동교동계 일부, 주초 입장표명 검토…사퇴 요구 가능성

동교동계 좌장인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8일 오전 단독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4·29 재보선 패배에 대한 문재인 대표 책임론이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맞물려 동교동계 일부 인사들이 내주초께 입장표명을 통해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선 패배 후 언급을 자제해온 박 전 원내대표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 대표가 아무일 없는 것처럼 지나가면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 진정국면을 맞는 듯 했던 문 대표 책임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양상이다.

권 고문과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재보선 패배에 따른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고 복수의 야권 인사들이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며칠 전에 이미 잡힌 것이었으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노(비노무현)측 주승용 최고위원의 ‘돌발 사퇴 선언’이 있은 직후여서 분위기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후문이다.

권 고문은 이 자리에서 ‘문 대표가 패배에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퇴까지 주장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지난 6일 무소속 천정배(광주서을) 의원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문 대표에 대해 “정치지도자는 책임질 일이 있으면 국민 앞에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도 “국민은 야권 분열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권 고문의 발언도 이를 벗어나지 않는 흐름이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문 대표측 핵심인사는 “권 고문이 문 대표에 대해 사퇴하라는 입장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화내용에 대해 “둘만의 대화라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만 했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4·29 재보선 패배와 관련, “지금까지의 조치로는 부족하다. 문 대표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가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사퇴하라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그런 노골적 표현보다는 ‘그런 결정은 문 대표가 잘 해야 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밝혀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어 “문 대표가 ‘더 혁신해서 국민 앞에 다가가겠다’고 하지만, 그러한 것을 국민도, 당원도, 특히 호남 출신들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잘하겠다는 걸로는 용납이 안된다. 문 대표는 책임지고 국민과 당원 앞에서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2·8 전당대회 국면에서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했던 박 전 원내대표는 “문 대표는 제일 높은 지지율을 받는 야당 대선 후보이고, 나는 (문 대표가) 그 길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먼저 당을 살려놓으면 나중에 대선후보는 자동적으로 좋은 사람을 만들 수 있으니 문 대표는 당을 살리는 길을 선택해달라”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동교동계 일부 인사들은 주말 사이 회동을 하고 내주초께 입장표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 동교동계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관망하는 입장이었으나 오늘 주 최고위원 사퇴 파문을 계기로 분위기가 더 심각해졌다”며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여사가 “’’동교동계’ 운운하는 것은 남편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어느 정도 집단적인 의사표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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