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검증…野 겉으론 ‘송곳’, 속으론 ‘부담’

이완구 검증…野 겉으론 ‘송곳’, 속으론 ‘부담’

입력 2015-01-25 16:01
수정 2015-01-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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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공세 예고하면서도 협상파트너 검증에 곤혹박남춘·박완주 등 인사청문특위 구성 검토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겉으론 ‘송곳 검증’을 다짐하면서도 속으론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남의 병역문제와 관련해 엑스레이 (X-ray) 사진을 내보이며 공개검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후보자는 “필요하다면 이번 주에 언론인, 의료인 또는 어떤 관계자든 앞에서 공개적으로 어떠한 조치랄까, 어떤 것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남의 병역문제와 관련해 엑스레이 (X-ray) 사진을 내보이며 공개검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후보자는 “필요하다면 이번 주에 언론인, 의료인 또는 어떤 관계자든 앞에서 공개적으로 어떠한 조치랄까, 어떤 것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직전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여야 원내협상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춘 이 후보자에게 ‘정치신의’ 상 무자비한 검증 칼날을 들이대기가 어렵다는 고민 탓이다.

당장 국회 인사청문특위 구성에서부터 이런 고민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오스트리아와 러시아를 방문 중인 우윤근 원내대표를 대신해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인사청문특위 구성 논의에 착수했으나, 이 후보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선뜻 나서는 의원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수석부대표는 25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총리실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와 국회 운영위를 중심으로 인사청문특위를 꾸릴 생각”이라면서 “구체적인 인선은 아직 구상 중”이라고만 밝혔다.

특히 운영위의 경우 이 후보자와 협상테이블을 함께 한 의원들이 많아 더욱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낸 박남춘 의원과 박완주 원내대변인 정도가 특위에 참여할 것이 유력하다.

벌써부터 논란이 되는 이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관한 검증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안 수석부대표는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겠지만 팩트를 갖고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동생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 후보자 본인의 개입 정황이 없는 이상 야당에서 이 문제를 이슈화하기는 어렵다는 쪽으로 내부 입장이 정리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본인 병역의 경우 당시 현역 입영 비율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다만 차남의 병역 연기와 면제 과정에 주로 검증의 메스를 들이댈 방침이다.

그럼에도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할 제1야당으로서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론도 만만치 않다.

2·8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출범을 코앞에 둔 데다 재야 진보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국민모임’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같은 정치인이라고 ‘봐주기식’ 청문회를 했다가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어서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전날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이 후보자 논란에 대해 해명 브리핑을 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 현직 국회의원이 나서서 총리후보자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논평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여당인 새누리당 또한 국민의 시각에서 총리후보자의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면서 “새정치연합은 송곳 검증, 현미경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완구 후보자가 국정을 운영할 자질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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