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임명제청권 행사할 것” 권한행사 언급원내대표 시절 ‘각하’ 발언논란 등 회의론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의 3년차 내각을 이끌 수장으로 구원 등판하면서 향후 행보와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특히 여의도에서 정치적 내공과 영향력을 키운 이 후보자가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과연 책임총리제를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책임총리란 헌법에 보장된 장관 제청 및 해임권의 행사 여부가 핵심이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책임총리제를 핵심공약으로 제시했으나 초대 정홍원 총리의 역할은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무엇보다 ‘만기친람’, ‘수첩인사’ 등이 상징하듯 박 대통령이 국정의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다보니 정 총리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데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정 총리가 힘을 잃은 탓도 크다.
특히 정 총리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 제청,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해임건의 과정에서 권한을 행사했다고는 하지만 타이밍이 늦다보니 대통령의 결론에 맞춘 ‘형식적’ 임면제청권 행사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완구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해 총리가 될 경우 정 총리와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의원과 도지사,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관록을 쌓아 국정에 밝은데다 박 대통령과의 호흡도 잘 맞는 실세 정치인여서 소신있게 총리의 헌법적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 후보자 역시 지명된 직후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총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교체하는 이번 주 개각에는 총리신분이 아니어서 임명제청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총리실은 이 후보자의 지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총리실의 한 간부는 “이 후보자라면 정 총리와는 스타일이 완전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무래도 총리의 보폭이 크게 넓어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국회에 산적한 민생·경제활성화 법안들을 통과시키고 청와대와의 호흡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회동에서의 ‘각하’ 호칭 논란이 보여주듯 오랜 공직생활에서 몸에 밴 보수적 체질과 친박(친박근혜) 성향 등은 이 후보자가 튀는 행보를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낳는다.
이번 청와대 개편에서 국정기획수석실이 정책조정수석실로 확대 개편되고 특보단이 추가로 설치된 점 역시 총리실과 역할 중복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책임총리를 위한 필수 덕목으로서 정책비전이나 행정경험, 부처 장악능력을 집중 점검하기로 하는 등 검증의 ‘날’을 벼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책임총리제 실현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주겠다는 의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역대 총리 중 가장 책임총리에 근접했던 것으로 평가되는 이해찬 전 총리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고, 가장 힘있는 총리 중 한 명이었던 김종필 전 총리도 김대중 정부 시절 연립정권의 지분을 토대로 각종 현안에서 힘을 발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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