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선실세 의혹 ‘先수사 後국조’로 속도조절

野, 비선실세 의혹 ‘先수사 後국조’로 속도조절

입력 2014-12-11 00:00
수정 2014-12-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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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정윤회씨 등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놓고 속도조절에 나섰다.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면서도 국정조사나 특별검사 도입까지 요구하기보다는 우선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국회 차원의 청문회 소집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11일 고위정책회의에서 “대통령은 찌라시라고 단정하며 검찰 수사의 결론을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사가 어떻게 될지 뻔하다”라며 “이 문제는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고 청문회를 하자는 정도 밖에는 이야기할 게 없다. 지금 국정조사를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당장 국정조사나 특검을 하기보다는 우선 운영위를 열어 청와대 관계자를 국회에 출석시키는 게 더 시급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어 문제의 청와대 비서진을 출석시키는 데 집중한 뒤 검찰 수사의 결과를 보고나서 국조 또는 특검을 요구하겠다는 단계별 대응 방침인 셈이다.

이는 지난 3일 문 비대위원장이 공개 회의석상에서 “이 사건은 상설특검 1호 또는 국조가 정답”이라며 특검과 국조를 공개 요구한 데서 한발짝 물러선 태도다.

워낙 민감한 사안인만큼 관련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차별 정치공세로 치고나가기 부담스럽다는 측면이 속도조절론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꾸려 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카드로 써먹을 만한 ‘한방’을 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사업 비리)’ 국정조사, 공무원연금, 개헌 등 연말에 일단락지어야 할 현안이 다양하다는 점에서도 비선실세 국조나 특검을 동시에 밀어붙이기 곤란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한 정보가 솔직히 별로 없고, 지금은 우리가 전선을 너무 많이 쳐놨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사자방이 있는데 비선실세 국조 요구까지 한꺼번에 쏟아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전날 여야 대표, 원내대표 간 ‘2+2 회동’에서도 자원외교와 방위사업 비리를 관철한 대신 당장 비선실세 의혹에 관해 구체적 요구를 하지 못한 것도 이와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 탓이다.

다만 검찰이 ‘짜맞추기’ 수사로 조기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강경대응의 여지를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이 고작 한 달치 통신기록으로 정윤회씨와 청와대 비서관들의 비밀회동이 없었다고 단정한다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면서 “결국 대통령 가이드라인대로 정씨와 문고리 3인방에게 면죄부를 주는 쪽으로 흘러가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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