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만난 정치권 “황병서 2인자 굳힌듯”

北대표단 만난 정치권 “황병서 2인자 굳힌듯”

입력 2014-10-05 00:00
수정 2014-10-05 15: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與요청으로 면담성사…”남북관계 돌파구 희망”김무성 “北, 희생장병문제 매듭필요”…문희상 “남북정상회담 성사돼야”박지원 “정부, 대통령 면담 먼저 제안한 것은 잘한 일”

전날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북한 대표단을 만난 여야 정치인들은 5일 한목소리로 남북 교류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북한 대표단의 이번 남한 방문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신중론을 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조속한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해 온도차를 보였다.

이번 면담은 새누리당의 요청으로 전격 성사됐다고 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상황 현장 점검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방문한 세 분을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개방적으로 대화를 잘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나 “우리 장병들의 희생과 금강산 관광 중 희생당한 우리 국민들에 대한 기억은 절대 잊어선 안 된다”며 “거기에 대해선 반드시 매듭을 짓고 대화는 대화대로 해야 한다”며 관계 개선에 있어선 신중론을 폈다.

김영우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북한 인사들의 방남을 계기로 그 동안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새로운 화해와 협력의 돌파구를 마련하길 희망한다”며 “남과 북이 진정성과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면담에 배석한 홍일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시안 게임이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된 듯해 뿌듯하다”며 “부디 남북간 대화가 잘 풀려나가길 기원해 본다”는 소회를 남겼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어제 환담은 새누리당 요청으로 만들어 졌다”며 “그래도 북한 대표단이 오는데 여야 대표가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정부에 요청해 성사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만남 이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전망이 많이 나오지만 이럴 때일수록 신중해야 한다”며 “우리가 너무 휩쓸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남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당국의 노력을 당부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물론 문화예술교류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관계를 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북측도 기다렸다는 듯이 호응 했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특히 남북 정상회담을 조속한 시일 내에 성사시켜서 북핵문제 등에서도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혜영 국회 남북관계및교류협력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연설 때만 하더라도 남북관계가 비관적으로 흐를 것 같았는데, 북한 최고위층의 방한으로 전향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흐름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국회회담이 성사된다면 보다 편하게 폭넓은 의제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관석 의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진행됐다”고 전했고, 김영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 글에서 최고위급 북한 대표단이 한꺼번에 방한한 것은 “건국 이후 처음”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내 권력을 확실히 장악하고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세계에 과시하고 우리에겐 관계 개선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먼저 대통령 면담을 제안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라고 호평하며 “만약 제안하지 않았다면 국제적으로, 또한 북한 내부용으로 악용 선전할 수 있는 소재를 제공했다고 평가받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면담에 배석한 복수의 참석자들은 이번에 방문한 북측 인사 가운데 황병서 군총정치국장이 확실한 2인자의 자리를 굳힌 것 같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참석자는 “황병서 국장이 완전한 2인자로 자리를 굳힌 듯 하더라”며 “최룡해 당 비서가 내내 ‘단장님, 단장님’ 하며 깍듯이 모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황병서가 제일 서열이 높은 것 같았다”며 “그분이 ‘세계패권하는데 남북이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했고, 김무성 대표도 박자를 맞췄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