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모니터단 “붕어빵국감·무더기 증인소환 안돼”

국감모니터단 “붕어빵국감·무더기 증인소환 안돼”

입력 2014-10-05 00:00
수정 2014-10-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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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똑같은 질문에 똑같은 답변, 똑같은 시정조치 사항이 나오는 ‘붕어빵 국감’을 해서는 안 된다.”

매년 국감 현장을 지켜봐 온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의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오는 7일부터 20일간 역대 최다인 672개 기관을 상대로 진행될 국감에 대해 이같이 주문했다.

홍 위원장은 “언론에서 이번 국감의 준비 기간이 짧다고 하는데 (분리)국감을 한다고 했다가 안 하는 바람에 자료요구를 이중삼중으로 하는 등 준비는 오히려 더 충실했다”며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국감을 해달라”고 말했다.

특히 “몇 년간 똑같은 질문과 답변, 시정조치사항을 되풀이하는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며 “시정조치를 전담하는 곳이 없으니 본회의 의결사항인데도 엉터리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일정 기준 없이 무분별하게 채택되는 증인 문제도 해가 바뀌어도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으로 꼽았다.

심지어 일부 증인의 경우 국회가 특정인 또는 특정그룹을 골탕먹이거나 길들이기를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든다는 것.

홍 위원장은 “의원들이 힘을 과시하기 위해 증인을 마구잡이로 신청하면 전직 보좌관이었다가 해당 기관이나 기업에 ‘국회 담당관’으로 취업한 이들이 의원실을 돌아다니며 ‘로비’를 벌여 증인에서 제외하거나 질문을 약화시키는 일을 하느라 요즘 발바닥에 불이 나게 뛰어다닌다고 하더라”고 꼬집었다.

이에따라 국감모니터단은 올해 국감에서 증인으로 신청됐다가 빠진 경우를 특별점검대상에 포함시켰다.

모니터단은 또 각 위원회가 증인들을 무더기로 불러 놓은 채 질문을 않다가 회의 종료 직전에 “오늘 한마디도 안 했는데 한 말씀 하시죠”라는 식으로 마지못해 발언 기회를 주고 상투적인 답변만 듣는 사례는 없는지 꼼꼼하게 지켜보기로 했다.

의원들의 무분별한 증인신청을 막기 위해 증인신청 요건을 좀 더 강화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홍 위원장은 “지금은 증인을 신청할 때 사유를 한 줄만 달아서 신청하면 다 받아주는데 의원들마다 신청할 수 있는 증인 수를 제한해 한 명이 30명의 증인을 신청하거나 피감기관과 연관성이 없는 증인을 불러내는 일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국감의 경우 세월호참사가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현안들도 충실히 다뤄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원전비리를 비롯해 군수·철도 부품 비리, 박근혜정부의 인사 실패, 공적 연금 적자, 잇단 군(軍) 사고, 경기 활성화 대책 등을 꼭 짚어야할 현안으로 제시했다.

홍 위원장은 “세월호 사건이 집중적으로 다뤄지겠지만, 의원들이 선택과 집중을 잘해서 각 피감기관의 수많은 문제점도 충실히 짚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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