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북일관계 진전 추구하며 남측 애태우기 측면”
우리측의 2차 고위급 접촉 제안에 북한이 13일 고위급 접촉 북측 대표단 대변인 성명을 통해 삐라 살포를 비롯한 ‘동족대결 책동 중단’이라는 좀 더 명확한 전제 조건을 들고 나왔다.이에 맞춰 북한은 노동신문 기사 등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북한 인권문제 제기 중단 등을 요구하는 대남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북한이 대화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우리측의 2차 고위급 접촉 제안에 조기에는 호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5·24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자신들의 구체적인 요구 지점을 명확히하고 향후 회담에서도 이를 쟁점화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2차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면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한의 관심사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정부는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 등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먼저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
특히 북한의 대남 압박은 당장 급하지 않은 남북관계는 뒤로 미루면서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이 최근 납치 문제를 고리로 북일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강석주 당 국제담당 비서의 유럽 순방과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을 통해 적극적인 대외 외교전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남북관계가 후순위로 밀린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정부 내에서도 남북관계가 앞으로 당분간 더 소강상태를 계속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4일 “(북한의 입장은) 남측이 일정한 조치를 취하는 성의를 보여야 회담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회담을 거부한 것이라기보다는 조건 마련을 요구한 것”이라며 “북미관계나 북일관계 개선도 진행하는 가운데 남북관계는 시간을 두고 남측을 애태우기 하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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