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세월호 책임은 누가 지나”…총리유임 맹공

野 “세월호 책임은 누가 지나”…총리유임 맹공

입력 2014-06-26 00:00
수정 2014-06-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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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은 26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유임 결정에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평가하면서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를 다시 기용하면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책임을 지는 고위 공직자가 아무도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두 차례의 낙마 사태 끝에 결국 새 인물 찾기를 보류한 것은 다가오는 7·30 재·보궐선거에서 트집을 잡히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정부가 단 한 명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정 총리의 유임은 국민을 기만하는 ‘오기 인사’의 극치로 돌려막기하다가 안 되니까 틀어막기하는 격”이라고 밝혔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유임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바람 빠진 타이어로 자동차가 과연 갈 수 있을까”라며 “이렇게 되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어진다”고 평가했다.

유임 결정의 이유로 박 원내대표는 “7·30 재보선 때문이 아닐까 한다”면서 “재보선을 앞두고 총리 인사청문회를 하면 국정운영의 치부가 드러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총리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한 것인데 (유임되면) 있던 책임이 없어지는 건가”라며 “헌 사람을 재등용하는 것은 국민의 기대에 반하는 퇴행인사”라고 비판했다.

최근 자진 사퇴한 문창극 전 후보자의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됐던 박지원 의원은 “지난주 대정부질문에서 물러갈 정 총리에게 질문하지 말라는 유인태 의원의 조크에 ‘정 총리는 관운이 좋아 3년 반 더 할 것’이라고 내가 했는데 말이 씨가 됐다”며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한 것은 아니지만 그 뒤에 후임 총리를 지명했다는 것은 사표 수리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다. 이것을 유임으로 포장하는 것은 법률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정 총리 유임의 법적 논란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는 더욱 날선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낸 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 총리 유임이라... 세월호 책임도 반려되었군요”라며 “책임총리가 아니라 책임면제총리다. 4·16 이후가 달라지려면 더 엄정한 기준으로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데 세월호 선장과 선원 수준의 장관들만 추천하니 비극이 반복될 것 같은 비극적 예감”이라고 적었다.

최재성 의원은 “’좀비총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도 거부한 국민협박이며 헌정망신”이라고 했고, 우원식 최고위원은 “무책임의 극치이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무능의 극치이고, 박 대통령이 말한 국가개조의 포기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인사난맥의 해법으로 청와대 인사수석실을 신설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오히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책임론을 둘러싼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사시스템의 문제를 인정하고, 인사수석실 신설까지 거론하면서 이번 인사참사에 대해 사과나 김기춘 실장의 문책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이석현 부의장도 “김기춘 실장 사임이 먼저이고, 새로운 실장 하에서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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