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사상문화 침투 막아라”…北 연일 강조

”부르주아 사상문화 침투 막아라”…北 연일 강조

입력 2014-01-09 00:00
수정 2014-01-0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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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날라리풍’ 낙인 장성택 숙청 여파 차단 의도

북한이 새해 들어 자본주의 사상과 문화의 침투를 막기 위한 투쟁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우리 제도를 좀먹는 이색적인 사상과 퇴폐적인 풍조를 쓸어버리기 위한 투쟁을 강도 높이 벌여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려야 한다”라고 역설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려야 한다’라는 장문의 글에서 “부르주아 사상문화는 매우 무서운 독소를 가진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수단”이라며 사상교양사업 등 이를 막기 위한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은 “협력과 교류 등 각종 허울 좋은 간판을 들고 보다 적극적이며 공개된 방법으로 부르주아 사상문화를 유포시키고 있다”라며 이는 “자주의식과 혁명의식을 마비시켜 다른 나라들을 내부로부터 와해”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련과 동유럽 등 과거 사회주의권의 예를 들면서 “방송, 출판물, 각종 녹화테이프, 관광, 교류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 제국주의자들의 공세에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아 붕괴했다며 “각성 있게 대하지 않으면 엄중한 후과(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앞서 김일성방송대학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우리민족강당’의 ‘신년사 해설강의’(8일), 평양시 군중대회 결의문(6일),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사설(2일) 등도 “사상문화적 침투 책동을 짓부셔 우리의 제도를 굳건히 고수해나가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장성택 처형 이후 동요하는 사회 분위기를 다잡고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을 위해 통제를 강화, 내부를 단속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지난달 처형된 장성택을 “자본주의 날라리풍”을 퍼뜨린 불순분자로 낙인찍었다는 점에서 장성택의 흔적을 지우고 다시 한번 ‘이색 사상’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외부 세계에서 유입되는 선진 문물에 대한 정보는 주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는 체제위협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탈북자는 밀반입된 한국 영화·드라마 DVD 등을 통해 외부정보를 접하고 북한 정권이나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 변화를 경험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자본주의 사상문화 침투를 막기 위해 외부와의 교류협력 자체를 급격하게 위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당분간 이전보다는 비사회주의적 현상에 대한 검열과 단속을 강화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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