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년사, ‘張숙청’ 후 대내외 상황 관리에 방점

北 신년사, ‘張숙청’ 후 대내외 상황 관리에 방점

입력 2014-01-01 00:00
수정 2014-01-0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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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강조·핵 언급 피해…내부적으론 사상교양 강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작년에 이어 육성으로 발표한 올해 신년사는 장성택 숙청 후 대내외 상황 관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외적으로는 남북관계 분위기 개선을 강조하고 남한 정부의 호응을 촉구하는 한편 핵억제력 강화 등 민감한 발언은 피해 나가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이 비방·중상의 중단을 촉구하고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과거를 불문하고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북한의 대남대화 공세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북한은 해마다 연초에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를 통해 대남정책노선을 결정하고 후속조치를 취해와 앞으로 북한이 내놓을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북미관계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은 것은 앞으로 미국 정부의 태도를 봐가면서 대응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태도는 작년 12월 이뤄진 장성택 숙청으로 북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를 추스르기 위해 대외적으로 안정적 환경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완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도 지난달 9일 파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의회 회의 제6차 총회 연설에서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총적 목표로 내세운 공화국 정부에 있어 안정되고 평화로운 환경은 더없이 귀중하고 절박한 요구”라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으로서는 장성택 숙청 이후 대외적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언급이나 핵 억제력, 병진노선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이러한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부적으로도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신중하고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장성택 숙청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분야에서 농업에 모든 힘을 총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경제분야에 대한 노동당의 영도를 강조하고 전사회적인 절약투쟁을 강조함으로써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김 제1위원장은 “당의 영도 밑에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 지도를 강화해야 한다”거나 “전사회적으로 절약투쟁을 강화해 한 와트의 전기, 한 그램의 석탄, 한방울의 물도 아껴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작년부터 이어져 온 경제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정책에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경제를 운용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절약을 강조한 것은 장성택을 제거하면서 광물자원 헐값에 팔았다는 죄목을 밝힌 것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며 “무분별한 수출을 질타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도 장성택 숙청 이후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당 안에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일꾼과 당원과 근로자 속에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며 “군인들 속에서 정치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해 군인들을 금수산태양궁전과 당 중앙위원회를 결사 옹위하는 사상과 신념의 강자로 철저히 준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성택 숙청으로 술렁일 수 있는 민심을 조기에 장악함으로써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겠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신년사의 앞부분에서 종파 척결과 관련된 언급을 한 것은 올해를 김정은 시대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뜻”이라며 “내부적으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 김정은에 대한 엘리트의 충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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