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8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정치세력화 추진 공식선언을 지켜보면서 야권 분열에 대한 우려 속에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안철수 신당’의 파급력을 평가절하하면서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당 지지표가 갈려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가능성을 경계하는 눈치다. 일부 전직 의원의 탈당이 ‘이탈 도미노’로 번지지 않도록 집안단속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일단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약속지키기위원회 연석회의’와 의원총회 공개 발언에서 안 의원 이름을 전혀 입에 올리지 않고 애써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비공개 회의 때는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 움직임을 놓고 다양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오늘 안철수 의원 기자회견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가 ‘떼어내기’식의 창당이어서는 곤란하지 않느냐는 우려가 많이 언급됐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도움이 돼버리면 곤란하다는 게 주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계안 전 의원이 최근 탈당계를 제출하고 안 의원 측에 합류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출신의 김효석 전 의원 등 일부 인사의 추가 탈당설이 나돈 것을 경계하는 기류가 강했다는 전언이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도 교통방송 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새집을 만들려면 새로운 분의 합류 소식이 나와야 하는데 민주당에 계시던 분의 이탈 소식이 먼저 나오면 새집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것이 결국 안 의원이 처한 한계,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인물은 안 들어오고 민주당에서 이탈한 사람들만 온다. 결국 새집이 아니라 분가”라고도 지적했다.

호남권 중진 이낙연 의원도 YTN라디오 ‘전원책의 출발 새아침’에서 “발표된 실행위원 면면을 보면 감동적으로 보이지 않고 더구나 사회적 명망을 가진 원로 몇 분이 안 의원 곁을 떠났다”면서 “그런 점에서 보면 파급력이 클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안 의원에 대한 국민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보여 그 점에서 보면 파급력이 있을 수도 있겠다”며 “당장 (야권에서) 분열의 양상이 나타날 것이고 그것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를 꽤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고 염려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27.3%로 민주당(12.1%)을 두 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 격차가 크지 않은 수도권과 민심이 흔들리는 호남권에서는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이 결국은 민주당 등과 연대 또는 통합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데 대체로 인식을 같이 하면서 호의를 보이는 기류도 감지된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최종적으로는 같이 가야 한다고 대부분 국민이 생각하고 있으니 그런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최근 “더 큰 국민정당의 길로 가자”고 공개 제안하기도 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신당이 빨리 창당됨으로써 민주당과 건전하고 정정당당한 경쟁관계로 가기 바란다. 그럼으로써 민주당도 자기반성을 하고 우리나라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면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이날 상무위원회에서 “모쪼록 새정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이 뺄셈의 정치가 아닌 서로의 혁신을 촉진하고 분발시키는 덧셈의 정치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