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300여개 SNS계정 보유…우리 선거에 개입”
총·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북한 통일전선부가 중국 선양(瀋陽)에 설치한 사이버 거점에서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정부·여당 비방 글이 1만4천여 건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가정보원이 28일 주장했다.국정원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통전부 심양 거점은 트위터·유투브·페이스북 등 SNS 매체를 통해 진보정권 창출 및 반정부 선전글 1만4천여 건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SNS 3대 공식 계정인 ‘우리민족끼리’, ‘민족통신’, ‘조선민주주의’를 통해 지난해 5천690건의 대여 비방 글을 SNS에 유포했고, 특히 ‘우리민족끼리’ 계정은 대선 직전인 9~12월에 여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방하고 야당을 지지하는 트윗 297건을 유포했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의 대남 공작기구인 정찰총국과 통전부는 이들 계정을 포함해 모두 300여개의 SNS 계정을 보유했으며, 이 중에는 자동 재전송이 가능한 ‘봇계정’도 포함됐다고 국정원은 추정했다.
국정원은 “지난해 정찰총국과 통전부는 총·대선 시기에 편승한 SNS상 여론 왜곡 선동 지령을 해외 거점에 지속적으로 하달했다”면서 “트위터의 비공개 메시지 송수신 기능을 이용해 국내 종북 인사들에게 대남선동 지령을 수시로 하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세력으로 위장한 다수 트위터 계정도 별도로 운영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북한의 선거 개입 트윗은 많게는 수만 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처럼 트위터가 ‘대남 선동의 해방구’로 악용중인데도 아직 북한 트위터 계정에 대한 마땅한 국내 접속 차단 기술이 없어 이에 대한 대응 심리전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 기구와 매체들을 이용해 인터넷 상에서 보수우파 정권을 비난하고 진보좌파 정파를 우호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로, 경찰은 지난 6월 북한이 운영하는 이적 사이트로 판단한 SNS 계정 130여 개를 차단한 바 있다.
야권에서는 국정원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은 배경과 관련해 “국정원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5만여 건의 대야 비판 또는 여권 옹호 글을 SNS에 올렸다는 ‘국정원 대선개입 댓글 수사팀’의 발표에 대한 물타기 성격이 있는 것 같다”는 관측이 나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