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금주 귀국…경색정국 돌파구 열리나

朴대통령 금주 귀국…경색정국 돌파구 열리나

입력 2013-09-08 00:00
수정 2013-09-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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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회담 성사엔 형식보다 주제가 ‘걸림돌’

러시아와 베트남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흘 뒤인 11일 귀국한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개혁에 대한 박 대통령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하며 사실상 국회 밖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귀국이 꼬일대로 꼬인 정국을 풀어낼 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르면 이번 주중 정기국회 정상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분위기는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지난주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이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데 이어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도 노숙투쟁 중인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찾아가 여야 대치를 해소할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최 원내대표는 “대통령 귀국 후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8일 현재 여야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은 주제와 형식 모두 양측의 간극이 크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 할 만하다.

사실은 형식보다 주제가 더 큰 걸림돌이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사과나 해명에 가까운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정국 경색의 발단이 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 있는 견해를 밝혀야 장외투쟁을 풀고 ‘회군’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김한길 대표는 최 원내대표에게 “(대선개입 의혹 관련) 요구 사항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가지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각이 완고하다. 박 대통령이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것 자체가 책임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선거에 활용한 적도 없다”고 강조한 것은 이런 기류를 잘 드러낸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민주당이 계속 박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것은 대화하려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는 게 여권 수뇌부의 생각이다. 받을 수 없는 요구는 정치 공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매듭을 묶지 않은 사람에게 자꾸 풀어내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생각이 이처럼 다른 만큼 현재로선 당분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여야 양측 모두에 경색 정국을 이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위기감도 존재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를 현재와 같은 ‘개점휴업’ 상태로 내버려둘 경우 주요 국정과제의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일자리가 부족할 때 국민 여론은 야당보다 여당에 책임을 묻는다는 부담이 있다. 또 국정을 이끄는 정부·여당이 정치 실종을 방치한다는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민주당 역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이후 여권으로부터 “진보당 원내진입의 교두보가 됐다”고 공격받는 상황에서 마냥 장외 정치에 매달리는 이미지를 주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오히려 원내에서 정부의 실정을 꼬집는 활동에 주력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정기국회의 초반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형식은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만 참여하는 3자 회담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예측이 많다. 민주당과 새누리당 지도부 모두 3자 회담에 큰 거부감이 없어서다. 박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도 참여하는 5자 회담을 원하긴 하지만 ‘민생’이 주제라면 3자 회담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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