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당시 요구한 원부자재 추가협의, 北 대답 없어
박근혜 대통령의 14일 지시에 따라 정부가 개성공단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을 위한 회담을 북한 측에 제의하면 이는 새 정부 들어 3번째 북한에 대한 회담 제의가 된다.첫 대화 제의는 북한이 개성공단 사태를 일으킨 뒤인 지난달 11일 이뤄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당시 북한과의 대화를 전격 제의했지만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사흘만인 14일 우리의 대화 제의를 교활한 술책이라고 비난하고 나서면서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우리 정부는 2주만에 다시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다.
지난 25일 류 장관은 정부 성명을 통해 회담 주체를 남북 당국간임을 명시적으로 밝히는 당국간 실무 회담을 공식 제의했다.
우리 정부는 회담을 제의하면서 하루 뒤인 26일 오전까지 답변을 달라고 시한도 못박았다. 거부할 경우 중대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북한은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26일 오후 정부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에 대해 “우리를 우롱하는 최후통첩식 성명”이라고 비난하면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결국 정부는 당일 오후 우리측 인원의 전원귀환 결정을 발표했고 당국간 실무회담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다시 정부가 대화를 제의한 것은 박 대통령의 언급대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완제품, 원부자재 반출 문제를 일단 논의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는 지난 3일 개성공단에 남아 있던 ‘최후의 7인’을 귀환시키면서 북한 측에 소위 미수금 1천300만달러를 전달하면서도 개성공단 우리 기업체에 남아 있는 완제품, 원부자재는 가져오지 못했다.
당시 정부는 완제품 등의 반출 문제를 ‘추후 협의’를 통해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 측은 아직 아무런 공식 입장을 보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화 제의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그동안 두차례의 대화 제의 때와 주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회담을 거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그동안에도 “대화의 문은 그대로 열려 있다”고 이미 제의해 놓았던 회담제의가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북한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미 사실상 대화제의는 해둔 상태기 때문에 새로운 대화제의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14일 “원부자재 반출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반응이 아직 없다”면서 북한의 대화제의에 대한 호응이 없는 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남겨둔 완제품 및 원부자재는 현재 정부가 진행중인 기업들의 피해실태 조사가 끝난 뒤에 규모가 파악될 것으로 보이지만 반출에는 약 일주일 이상이 걸릴 정도로 상당한 양일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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