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장소 밝히면 대화제의, 아니면 사실상 대화제의”
우리 정부의 대북 대화제의 여부를 놓고 혼선이 일자 통일부가 진화에 나섰다.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북한 당국에 대화를 촉구한 류길재 장관의 전날 성명에 대해 “사실상의 대화제의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해명은 류 장관이 대북 성명에서 ‘대화’를 강조한 것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인지 여부를 두고 벌어진 논란을 진화시키기 위해 나왔다.
류 장관은 전날 성명 발표 직후 “대화 제의라기보다는 현재 개성공단 문제, 북한의 가중되는 위협적인 행동 등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이지 대화제의는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류 장관의 성명 발표 이후 청와대 김행 대변인도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당일 저녁 청와대에서는 대화제의를 한 것이라는 적극적인 해석을 내놔 메시지 관리에 혼선이 빚어졌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류 장관의 전날 답변을 엄호하면서 ‘공식 대화’와 ‘사실상의 대화’를 구분하는 논법을 제시했다.
’공식 대화제의’는 대화의 주체를 명확히 하고 일시·장소까지 제시하는 것이고, 이런 공식성과 구체성이 없더라도 ‘사실상의 대화’라고 부를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전날 류 장관의 언급이 ‘정부의 공식 대화제의로 볼 수 있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왔기 때문에 류 장관이 “대화제의라기보다는…”이라고 설명했다는 논리다.
그러나 통일부의 이런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지고 ‘빠져나가기 식’의 궁색한 변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에서 대화제의라는 적극적인 설명을 내놓자 뒤늦게 보조를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외교안보라인의 소통이 제대로 안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정부 내에서 남북 대치국면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런 차원에서 성명이 나온 것은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대화제의로 발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치밀한 조율이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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