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지사엔 “남의 살림 간섭, 예의도 도의도 아니다”...홍준표 “강성노조 점령, 행패부리면 공기업도 폐업”
홍 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진주의료원 노조가 6년간 임금을 동결했고 병원 측과 경영개선계획에 합의해 이행했다는 반박에 대해 “노조는 합의안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고 공기업이란 것 하나 믿고 그냥 십여 년간을 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도의회 속기록을 보니 1999년에 이미 노조가 원장을 감금, 김혁규 당시 도지사한테 의료원 문 닫아야 한다고 지적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 때부터 이미 원장 위에 노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이어 노조에서 구조개혁을 먼저 해 흑자로 전환한 의료원을 예로 들며 진주의료원은 적자 상황에서도 한 명당 명퇴금 1억3천만원을 요구, 지난 2월 폐업 방침 발표한 직후에도 단체협약을 고려해 13명에게 명퇴금 16억원을 내줬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 253명이 환자 200명가량을 본다면 한 명당 환자 한 사람 보는 꼴인데도 노조는 명퇴금으로 20억원을 더 요구하고 빚 160억원을 도에서 갚아달라고 하면서 약품비 등 67억원은 도 채무로 돌렸다고 노조를 비난했다.
홍 지사는 “직원 숫자가 140여 명에서 250명으로 늘었는데 들어보니 친·인척을 비정규직으로 넣었다가 정규직으로 돌리기도 했다”며 “그곳은 노조 공화국인데 왜 혈세를 연간 60억원씩 쏟아부어야 하나”고 반문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그는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진보언론들이 총단결해서 진주의료원 폐업하면 서민들이나 행려병자들이 갈데가 없다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일일이 대꾸하지 않고 내 할 일만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과정에 대해 홍 지사는 취임 직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검토를 시켜 구조조정, 특성화병원 전환, 폐업 등 3가지 안을 냈지만 대화가 안됐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1월 말 의료원장이 사표를 내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대화는 의미가 없겠다고 판단, 폐업 준비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에서 즉흥적으로 결정했다고 하는데 그런 중대한 일을 즉흥적으로 결정할 바보가 어딨냐”며 “강성노조한테 돈 대주는 복지는 절대 안한다, 서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가는 복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하다”고 재확인했다.
폐업 시기에 대해선 “환자 진료가 끝났을 때 하는 것”이라며 진료 상황을 두고 보자고 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사태도 언급, “당시 중재는 정동영 의원과 본인이 했다”며 “그땐 못 먹고 힘든 근로자들 문제였고 기업주는 나쁜 사람이었다”고 소개했다. 진주의료원의 경우 노조에서 조금만 양보했으면 다른 의료원들처럼 순조롭게 넘어갔을 것이라고도 했다.
노조와 대화를 하라는 요구에 대해 홍 지사는 “폐업을 전제로 무슨 대화를 하나”며 “의료원은 독립채산제다. 원장이 있는데 도지사가 왜 노조와 대화하나”고 되물었다.
자신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폐업을 강행하려 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결코 정치적 계산으로 한 것이 아니다. 복지 예산을 잘못 쓰는 것은 도지사의 책무를 위반하는 것이고 옳지 않다는 판단이 들어서 폐업 절차로 가는 것”이라고 폐업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그리고 의료원 직원 가운데 ‘책임 있는 몇 사람’을 빼고 모두 재취업을 시킬 준비를 거의 마무리한 상태라고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건소 등 간호사 120명 신규 채용계획을 비롯해 도청 제2청사와 진주 등 서부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등에 일반직을 채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폐업 외에 다른 방안이 없는지 묻자 그는 “이 사람들이 이념 투쟁으로 나섰으니 이념투쟁 해보자 이거야”라며 “명분 없는 투쟁은 나중에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폐업 반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선 “여론조사 결과만 따라가는 것은 지도자의 도리가 아니며 그럴 바엔 지도자 결정은 왜 필요하나”며 “ 여론조사도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답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도립병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문조사가 1%라도 나오면 병원을 없애지 않겠다’고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남의 살림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은 예의도 아니고 도의도 아니다”며 “어이없는 소리”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이어 “난 김문수 지사한테 털끝만큼도 관심 없으며 그런 얘기를 했다고 믿을 수 없다”며 “난 경남지사 하고 있는 것이며 ‘차기 주자’는 추호도 생각없다. 대통령 취임한지 며칠 됐나”고 넘겼다.
그러면서도 홍 지사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다. 대통령 경선은 김 지사보다 내가 먼저 나갔다. 김 지사가 당 대표를 해봤나 뭘 했나. 제 살림이나 잘해야지”라며 잠재적 경쟁자로 분류되는 김 지사를 상당히 의식하는 듯한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는 “나는 경남지사 하러 왔다. 대통령 되려면 서울서 몸부림 쳐야지…”라며 “난 그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김문수 지사한테 오죽 답답하면 ‘당신 대통령 하려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 지사는 “경기지사 할 때 대통령 한다고 4년간 설쳤지만 경기도에서도 지지율이 5%도 안 나왔다”고 김 지사를 깎아내렸다.
그는 “대통령이란 국민들이 공감대를 이뤄서 재목이 된다고 할 때 나서야지…”라며 “나는 늘 내가 있는 그 자리에 충실한 사람이며 향후를 보고 그 자리를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