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범 특검팀과 절차와 방법 ‘협의 중’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검팀의 경호처 압수수색 방침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 공식기관끼리 문제이기 때문에 서로 예우를 갖춰야 한다”면서 “청와대는 특검이 적법 절차에 따른다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만큼 청와대는 특검팀과 압수수색의 절차와 방법 등에 대해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분한 협조를 하겠다고 했지만 청와대가 실제로 압수수색을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참모진에서는 “특검이 무소불위처럼 모두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정적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 청와대와 같은 특수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은 제한토록 규정한 법적 근거를 들어서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형사소송법에 군사상 비밀이 필요한 장소나 공무원이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은 소속 기관장의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청와대의 협조가 없이는 압수수색 집행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렇게 특검이 전례 없이 경호처 압수수색과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조사를 추진하고, 이에 대해 청와대가 반발하면서 양 기관의 기 싸움을 하는 듯한 모양새마저 연출되고 있다.
역시 걸림돌은 여론의 역풍 가능성이다.
청와대가 사건 진상을 은폐하려고 특검에 협조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애초 특검법안이 제출됐을 때도 참모진은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결국 이 대통령이 받아들였을 때와 마찬가지 상황이 전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청와대에서는 오는 14일 만료되는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에도 반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미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로 결론이 났고, 특검 조사 동안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와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소환조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자료를 전달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특검 수사 기간을 연장한다 해도 ‘사건의 전모’라고 파헤칠 만한 사안이 없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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