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장하성 교수 면담..경제민주화 강조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27일 전남 여수를 방문했다.안 후보 측은 여수는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고향, 즉 처가가 있는 곳이어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번 방문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호남은 부산ㆍ경남(PK)과 함께 야권 단일화의 최대 승부처로 평가되는 만큼 안 후보가 전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과 부산 방문에 이어 호남을 찾은 것은 대권 전략상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도 이날 오후 광주를 방문하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호남 민심 확보를 위한 전면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출마 선언 이전부터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임에도 호남에서는 문 후보를 앞서는 상황이다.
안 후보 측은 이를 후보단일화에 앞서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하고 호남 공략에 더욱 속도를 붙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 후보 측은 이날 여수 방문에 대한 정치권의 의미부여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부모님과 장인ㆍ장모에게 인사를 드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여수에서는 며칠 전부터 안 후보의 방문이 지역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여수 방문이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안 후보는 처가 방문 길에 위치한 시장에 들러 상인들을 만나서 일일이 인사를 하는 등 현지 민심에도 상당한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여수엑스포가 잘 됐는데 태풍 피해가 있어서 안타깝다”며 “잘 복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여수 방문을 위해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부산 부모집을 나오는 길에 기자들이 김 교수의 ‘다운계약서’에 대한 입장을 묻자 “부모님 댁에 온 거니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부친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덕담을 많이 들었다.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여수 방문 후 곧바로 상경해 오후에는 캠프 사무실에서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면담할 계획이다.
장 교수는 재벌의 사회ㆍ경제적 의무를 강조하고 소액주주 운동을 이끈 경영학계의 진보적 학자다. 그는 1997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맡는 등 일찌감치 경제민주화 운동에 나선 경력을 갖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장 교수를 통해 혁신경제론의 한 축인 경제민주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책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를 역설하고 있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견제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안 후보측은 “장 교수가 경제민주화 포럼을 맡아 진행하게 될 것으로 안다”며 “여기에 경제 분야 정책들이 올라오면 이를 정교화하고 거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안 교수 면담에 이어 캠프 이름 응모자들과 만남을 갖고 캠프 이름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안 후보가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설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