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윤여준 파격발탁… ‘다목적 카드’

文, 윤여준 파격발탁… ‘다목적 카드’

입력 2012-09-26 00:00
업데이트 2012-09-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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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보수 끌어안기ㆍ안철수 견제 포석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6일 선대위의 3대 축 중 하나인 ‘민주캠프’ 국민통합위원장에 새누리당 출신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깜짝 발탁’했다.

‘선거 기획ㆍ전략통’, ‘책사’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윤 전 장관의 기용은 문 후보의 첫 외부수혈 사례로, 당 안팎에서 파격 인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 후보가 윤 전 장관을 영입한 것을 놓고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이 많다.

먼저 국민통합을 명분으로 합리적 보수층까지 끌어안아 외연 확대에 나서겠다는 문 후보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게 문 후보측 설명이다.

안으로 ‘탈(脫)계파’를 내세워 화합 행보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밖으로는 적극적으로 외연을 넓혀가며 안팎의 통합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내부 통합과 관련, 문 후보는 지난 주말 손학규, 정세균 후보에 이어 전날 김두관 후보와 만찬을 하며 지원을 요청했으며, 김 후보도 적극적 협력 의사를 비쳤다.

최근 동교동 예방과 27∼28일 호남 방문 등을 통해 전통적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동시에 합리적 보수층도 놓치지 않겠다는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문 후보와 윤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2013 체제’를 주제로 열린 한 시민사회단체의 토론회에서 공동 패널로 나란히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으며, 문 후보는 지난달께부터 윤 전 장관의 영입에 각별한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선 기획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 최근 만나 진지하게 대화를 갖는 시간을 가졌다”며 “연말 토론회에 저도 참석했었는데, 윤 전 장관이 이때부터 문 후보에 대해 신선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윤 전 장관이 문 후보의 지원요청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지난주쯤 선대위 합류 원칙이 정해졌으나 직함이 최종 확정된 것은 발표 전날인 25일이라고 한다.

문 후보가 합리적 중도성향 인사가 대거 포함된 중량급 인사 20여명으로 이뤄진 경제정책 분야의 외곽 자문기구 발족을 검토하는 것도 윤 전 장관 영입에서 드러난 외연 확대 차원과 맥을 같이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진영 균열을 꾀하는 동시에 단일화 국면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장관은 한때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멘토’였으나 지난해 말 안 후보와 거리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 후보측은 윤 전 장관을 우군화함으로써 안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도층 및 무당파 공략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전 장관이 안 후보와 가까운 사이인 법륜 스님과 최근 시민사회 활동을 적극 펴온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의 역할론도 거론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등 보수 진영에 오랫동안 몸을 담은 윤 전 장관의 이력을 놓고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당장 캠프 내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경제멘토’로 거론됐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모피아 대부’ 논란, 관치금융 주도 이력 논란 등에 휩싸였던 전철을 밟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개혁성향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전 장관이 자칫 ‘안철수의 이헌재’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선거에 관한 능력은 출중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문 후보의 정체성 논란이 빚어지면서 자칫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될 우려가 있다”며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게 되면 낭패”라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지나치게 안 후보를 의식한 행보 같다”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측은 윤 전 장관의 역할론에 선을 긋고 나섰다. 한 핵심 인사는 “윤 전 장관은 선거 전략ㆍ기획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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