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고개숙인 지도부’…미묘한 온도차

민주 ‘고개숙인 지도부’…미묘한 온도차

입력 2012-08-27 00:00
수정 2012-08-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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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위기감 고조..”안철수만 더 뜰라..”

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모바일투표 논란으로 중대 위기를 맞으면서 책임론의 한가운데에 선 당 지도부가 27일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해찬 대표 등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은 “룰의 공정성엔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부각한 반면 비노(비노무현) 지도부 일각에선 보다 엄중한 상황인식을 주문하는 등 ‘문(문재인) 대 비문(비문재인)’구도가 미묘하게 재연됐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이 좀 더 매끄럽게 추진되지 못한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모바일투표를 둘러싼 비문 주자들의 문제제기에는 “룰에 불공정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유를 막론하고 대단히 송구스런 마음을 갖고 있다”라며 “전화위복의 계기를 삼겠다”고 했다.

대선 경선준비기획단장이었던 추미애 최고위원은 “국민께 송구하다”면서도 중간에 전화를 끊으면 미투표 처리되는 형태의 모바일투표 방식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보고 도입한 것으로, 후보들도 오해를 풀고 깨끗하게 참여해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강기정, 우상호 최고위원도 편파경선 논란에 대해 “과도하다”고 가세했다.

반면 비노 진영 일각에선 이를 계기로 지도부의 공정성 시비를 털고 가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종걸 최고위원은 “문제는 비문 주자들의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라며 “불신을 명백히 걷어내야 경선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파행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민주당이 정권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박(李-朴ㆍ이해찬-박지원) 담합설을 제기했던 김한길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많이 죄송하다”며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경선의 정상화를 위해 모두가 진의를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저도 어떻게 처신하고 행동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인지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거취를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으나 김 최고위원측은 “사퇴 등으로 해석하는 것은 현재로선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특정 계파의 기득권 해체’라는 비문 주자들의 목소리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그의 평소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이 대표 등 친노 진영을 압박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지도부의 조기 진화 시도에 불구, 당내에서는 지도부와 선관위 책임론과 함께 공정성 시비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켜 장외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만 더 뜰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전남 출신 황주홍 의원은 연합뉴스의 통화에서 “비문 주자들도 경선 불복으로 가선 안된다”면서도 “지도부는 비문 주자들의 주장을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지도부의 관리부실이 지금의 화를 자초한 것”이라며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또다른 개혁 성향 초선 의원도 “지도부가 안일한 경선관리로 일관한데 이어 신속히 수습하지 못한 데 책임이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이-박 연대설’의 연장선상에서 특정 주자에 치우쳤다는 의구심도 불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대로 가다간 안 원장에 기대감만 더 커질 것”이라며 “공멸로 가면서 정권교체 자체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는 중대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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