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 모든 분과 협력할 것..새누리, 박근혜 1인체제”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의 리더십을 확고히 장악해 1인 지배체제를 확실히 했다”며 “당에는 지금 생명력이나 자생력이 전혀 없고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정 전 대표는 회견에 앞서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헌화ㆍ분향하고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정 전 대표는 앞으로 정치ㆍ종교 원로들을 방문하는 한편 금주부터 버스 편으로 광주, 전남 목포, 여수, 경남 마산, 부산 등지를 찾는 ‘민심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다음은 정 전 대표와의 일문문답.
--지난 4년간 이명박 정부의 공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정의 중심은 역시 정치인데 이 대통령께서 정치를 너무 멀리 하거나, 가볍게 생각하거나, 본인이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맡긴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170석 갖고 있으면서 한 일이 없지 않으냐는 지적은 타당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편 후보가 당선됐다면 세계 경제ㆍ안보위기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배가 어디 쯤 떠내려가고 있을 지 생각해보면 그래도 이명박 정부, 새누리당이 기여한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북문제에서 정 전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국내 정치에서만 성장한 지도자는 현 시대에 과연 맞는 것인 지 생각하게 된다. 저는 오랜 동안 학교에서도 공부하고 실제로 일을 했다. 소중한 경험이 필요할 때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대선후보 경선에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주장을 했다. 박 위원장은 반대인데.
▲우리 스스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거부하면서 국민 지지를 받겠다는 생각은 이해되지 않는다. 세상이 빨리 변하고 상대편이 변화에 적응하는데 우리는 지난 규칙대로 하겠다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
박 위원장도 10년전 “민주당에서는 국민참여경선을 하는데 한나라당은 왜 안하냐”며 탈당한 분 아닌가. 지금 와서 안하겠다는 것은 잘 이해가 안된다. 박 위원장도 이 문제에 관해 숙고할 것으로 기대한다.
-- 완전국민경선이 안 받아들여지면 탈당 등을 검토하고 있는가.
▲탈당은 하지 않을 것이다.
--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파벌정치 타파가 무엇을 의미하나.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화합이 됐는가. 친박이 친이를 힘으로 많이 누르고 내보내는 형편인 것 같다.
저는 한나라당 대표로서 친이-친박 갈등구조를 해소하지 못한 데 큰 책임을 느낀다. 박 위원장도 당대표 시절 파벌정치하면 안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왜 그런 말을 안하는 지, 지금은 파벌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 “대기업이 걸맞은 책임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는데 무슨 뜻인가.
▲대기업은 혜택을 많이 받은만큼 거기에 맞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대기업의 창업자들은 다 벤처기업가인데 2~3세로 내려오며 벤처정신이 퇴색했다.
대기업이 유지되려면 창업정신이 살아있어야 한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 사회의 빠른 변화에 잘 적응 안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계도하는 성격으로서의 법적 조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 다른 잠룡인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과 같이 움직일 생각이 있는가.
▲제가 당의 후보가 된다면 대한민국의 기본적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과 협력할 것이다. 당 내는 물론 지역, 계층, 세대를 포함해 당 바깥에 있는 분과도 협력하겠다. 이름을 붙인다면 ‘국민연대’라고 붙여주면 감사하겠다.
--박근혜 위원장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저는 박 위원장보다는 바깥 세상에 관련된 일을 많이 했고 산업현장에서도 일했다. 저도 말씀드린 것을 제가 잘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박 위원장은 본인의 말씀과 행동이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국회선진화법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수정안은 어떻게 생각하나.
▲‘식물국회’로 만드는 법인데 가볍게 생각해서 현재까지 왔다. 18대 국회가 19대 국회 운영규칙을 만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3분의 2, 5분의 3 이상 동의’ 같은 조항을 넣으면 헌법을 위반하는 법을 만드는 셈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2002년 대선때 후보단일화 파기에 대해 당내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2002년과 제가 입당했던 2007년의 당, 그리고 지금의 당은 이름도 다르고 실제로 많이 다른 당이라고 본다.
-- 어떤 인물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 위원장은 딜레마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당의 리더십을 확고히 장악했고 ‘1인 지배체제’를 확실히 했다. 당은 지금 생명력이나 자생력이 전혀 없고 당내 민주주의는 실종됐다. 10년전 당으로 돌아갔다는 지적을 받는다.
전대가 2주일 밖에 안남았는데 등록하는 분들이 없다. 이것이 정당의 모습인가. 상당히 걱정된다.
-- 포퓰리즘에 대한 경계발언을 했다. 여야의 대표적 포퓰리즘 정책이 있다면.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큰 원칙은 맞지만 분별력 있게 복지정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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