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때 귀따갑던 민생…본회의 가지도 못한 민생

총선때 귀따갑던 민생…본회의 가지도 못한 민생

입력 2012-04-25 00:00
수정 2012-04-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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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마지막 본회의 무산…선진화법 합의 실패

“민생부터 챙기겠습니다.”

4·11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여야가 국민들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쏟아낸 표현이다. 그러나 총선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공염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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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대신 청소부만…
의원님 대신 청소부만… 폭력 국회로 낙인찍힌 18대 국회가 ‘불임(不姙) 국회’로 막을 내릴 처지에 놓였다. 국회선진화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속에 24일 국회 본회의는 개의도 못한 채 무산됐고 약사법 개정안 등 59개의 민생법안은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제 아무리 본회의장을 열심히 쓸고 닦은들 구태 정치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모양이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예산안 4년내 與 단독 처리

당초 24일 열기로 했던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역시 부끄럽게도 무엇을 다루느냐가 아니라 과연 열릴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여야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국회선진화법) 수정 여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하다 끝내 합의에 실패했고, 결국 18대 마지막으로 여겨지던 본회의는 무산되고 말았다. 국회 선진화를 이루겠다며 만들기로 한 그 법에 막혀 다른 민생법안들조차 무더기로 폐기의 위기로 몰아넣는 후진적인 모습만 드러낸 것이다.

18대 의원들의 임기는 4년이 아닌 3년 6개월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2008년 6월 개원 직후 여야가 원 구성 문제로 3개월 가까이 공전을 거듭하더니, 임기 막바지인 올 초부터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3년 6개월을 그야말로 알차게 보낸 것도 아니다. 의회주의의 기본인 대화와 타협의 정신은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산안은 임기 4년 내내 여당이 단독 처리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 97개 법안은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했다.

이 중 36개 법안은 해당 상임위원회 논의조차 거치지 않은 것이다. 여야 합의 처리 정신은 온데간데없었다. 대신 전기톱, 해머, 최루탄, 주먹다짐 등이 불통의 공간을 메웠다. 당리당략만을 앞세운 ‘그들만의 리그’였다. 그랬기에 ‘제 밥그릇 챙기기’라는 국민적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9대 국회 의석수를 현행 299석에서 300석으로 늘리는 ‘용감한 결정’도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쓴 18대 국회가 다음 달 29일 만료되는 게 다행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오는 6월 임기를 시작하는 19대 국회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19대 국회는 분명 18대 국회와 달라야 한다.

●FTA 등 97개 직권상정

그렇다고 18대 국회의 모든 과정이 배척 대상은 아니다. 상임위 중심의 국회 운영이 딴 세상 얘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했다. 18대 국회 전반기 당시 농림수산식품위와 지식경제위 등은 야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불량 상임위’가 될 가능성이 많은 곳으로 꼽혔으나, 여야가 타협의 합의 정신을 살려 ‘정쟁 없는 상임위’로 자리매김했다. 이른바 이낙연·정장선식 상임위 운영 모델은 적극 살려 나가야 한다.

여야가 이번 총선 공약으로 약속한 국회의원 특권 폐지도 서둘러야 한다. 기득권을 먼저 포기할 때 국민들은 비로소 기대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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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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