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청문회] 與野 책임 전가… 추궁도 대책도 없는 ‘네 탓 청문회’

[저축은행 청문회] 與野 책임 전가… 추궁도 대책도 없는 ‘네 탓 청문회’

입력 2011-04-21 00:00
수정 2011-04-2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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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저축은행 부실 원인 및 대책수립을 위한 청문회’는 원인 추궁도, 대책 마련도 부실했다. 여야는 각각 전·현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한 책임론 공방에만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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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사태 누구탓?… 전·현 경제수장의 ‘증언’  이헌재(오른쪽 두 번째)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 규명’ 청문회에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석동 금융위원장, 진동수·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념 전 경제부총리, 이 전 경제부총리,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저축銀사태 누구탓?… 전·현 경제수장의 ‘증언’

이헌재(오른쪽 두 번째)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 규명’ 청문회에 참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석동 금융위원장, 진동수·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진념 전 경제부총리, 이 전 경제부총리,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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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선서 김석동(오른쪽)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규명’ 청문회에 나와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증인 선서
김석동(오른쪽)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규명’ 청문회에 나와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부 시절 상호신용금고의 명칭을 저축은행으로 변경하고 예금자보호한도를 확대한 것과 노무현 정부 시절 ‘88클럽’(우량저축은행) 여신한도 우대조치 등이 저축은행의 부실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 금융당국의 감독 부실을 질타하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급증에 원인이 있다고 맞섰다.

정무위 한나라당 간사인 이성헌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상호신용금고의 예금자보호한도를 당초 2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상향조정하고 ‘저축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예금고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경영능력이 부족한 저축은행의 몸집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저축은행 부실의 가장 핵심 문제는 PF 대출이 급증한 것”이라면서 “2006년 윤 장관이 한 ‘88클럽’ 우대 조치가 결정적으로 시발이 됐고 현 정권 들어 계속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데 목숨 걸면서 저축은행과 건설사 간의 위험한 공생관계를 조장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영택 의원도 “현 정부는 2008년 9월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자율 인수·합병(M&A) 조치를 취하면서 철저한 지도감독과 부실 대주주에 대한 책임 추궁 없이 규제를 대폭 완화했으며 정부의 대책 부실로 저축은행의 PF 대출 급증 사태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저축은행이 PF 대출에 끼어든 가장 결정적인 초기 단계는 2002년 소형 금융기관들에 대한 소액신용대출 활성화 조치”라고 반박했다.

오후 늦게 전·현직 경제 수장들이 증인으로 참석하면서 청문회는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나 증인신문마저 여당은 이헌재·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 전 정권 인사에게, 야당은 김석동·진동수·전광우 등 이명박 정부의 전·현직 경제수장들에게 쏟았다. 핵심 증인들 역시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보다는 “당시로서는 최선의 정책이었다.”며 책임을 비켜 갔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대해 여당의 질타를 받던 진 전 부총리는 “당시로 돌아가더라도 그 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 명칭에 대해 이 전 부총리는 “당시 한나라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의결해준 것”이라면서 “저는 단지 상호저축은행, 서민은행, 지방은행 등 여러 가지로 예시해 상호 변경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원칙만 제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재직하며 88클럽 우대 조치를 주도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여야 모두의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야당은 윤 장관 개인에 초점을 뒀고 여당은 윤 장관 재직 시절이 노무현 정부였음을 강조하는 등 미묘한 차이가 드러났다. 윤 장관은 “당시로선 최선의 합리적 선택이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종합적인 판단을 해 달라.”고 토로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11-04-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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