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잠적’…저축은행 청문회 파행 위기

이헌재 ‘잠적’…저축은행 청문회 파행 위기

입력 2011-04-14 00:00
수정 2011-04-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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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일정 재조정해야” 민주 “예정대로 해야”

‘저축은행 청문회’의 핵심 증인 중 한 명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증인 출석 요구서 수령을 하지 않은 채 연락두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져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 전 부총리의 출석을 거듭 촉구하며 청문회 일정 재조정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오는 20∼21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청문회가 파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정무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이성헌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전 부총리가 어제 아침까지 자택에 있는 것을 확인했으나, (국회 관계자가) 오후 증인출석 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집에 갔을 때는 경비실에 ‘일주일 후에 돌아오겠다’며 가족과 함께 잠적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전 부총리는 저축은행 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결정을 한 총책임자로, 부실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야반도주하듯 도피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전 부총리가 나오지 않는 한 청문회 자체가 의미가 없는 만큼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실 저축은행 대주주들도 검찰수사를 이유로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반쪽 청문회’가 될 수 있다”며 “이 전 부총리는 어제 아침 일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왜 나가야 하느냐. 안 나간다’고 했다고 하는데 정정당당하게 출석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민주당이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대한 전 정부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이 전 부총리의 출석 거부를 묵인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전 부총리는 한나라당이 전 정부 책임론을 들어 강하게 증인 채택을 요구했던 인사로, 이 전 부총리와 함께 한나라당 요구로 증인으로 채택된 진 념 전 경제부총리도 국회 출석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청문회 증인이 출석 요구서를 수령하지 않은 경우에는 불출석 하더라도 고발 등 구속력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한나라당의 일정 연기 요구에 대해 민주당은 수용 불가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정상적 청문회 개최가 불투명해 보인다.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은 그동안 민주당이 요구한 증인들이 잠적했을 때 일정을 다시 잡아줬느냐”며 “일정을 다시 잡자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예정대로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문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저축은행 사태를 현 정부의 대표적 실정으로 삼으려는 민주당과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리려는 한나라당 간의 책임 공방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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