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발 전파교란, 남한 군사훈련 때와 겹쳐”
청와대는 10일 북한이 위치정보시스템(GPS) 전파 교란을 해도 인천국제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의 운항 안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이 같은 언급은 지난 4일 북한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GPS 교란 전파가 인천공항 지역에서도 감지됨에 따라 민간항공기의 이착륙을 비롯한 운항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행기에서 GPS는 자동차에서처럼 일종의 선택 옵션이지, 필수 안전장치가 아니다”라면서 “교란 신호가 감지되면 GPS 작동이 멈추고 별도의 항법장치로 운항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란 신호는 위성에서 쏘는 게 아니라 산악 지역과 같이 높은 지역에서 쏘는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때는 영향을 받지 않고, 이착륙할 때만 교란 신호를 감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발로 추정되는 GPS 교란 전파는 지금까지도 처음 감지됐던 신호 세기의 4분의 1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방식을 사용하는 일부 휴대전화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동통신업체들은 휴대전화 기지국의 GPS 안테나를 낮추고 차폐막을 설치하는 등의 대비책을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만약 북한이 의도성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를 일일이 언론에서 보도하면 손쉽게 실험결과를 얻도록 도와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발 GPS 교란은 지난해 8월 우리나라가 을지훈련을 벌일 때에도 포착돼 북한이 남한의 군사 훈련 시기에 맞춰 의도적으로 전파를 보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도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와 겹쳐 양국 군의 GPS 활용 장비에 대한 교란 능력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GPS 교란 신호가 처음 탐지된 게 작년 8월 을지훈련이 열리고 있을 때”라면서 “이번에도 그렇고 지난해에도 북한에서 넘어온 전파라는 것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심각하게 우리 국민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부가 따로 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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