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실무접촉 합의→자유의사 확인’ 2단계 접근법 제시
정부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열려 귀순자 4명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다음 단계로 우리 측 지역에서 별도로 귀순자들의 자유의사를 확인해줄 용의가 있다고 북측에 8일 통보했다.통일부는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북측 조선적십자회 앞으로 이날 오후 3시30분께 전통문을 보내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귀순의사를 밝힌 4명에 대해 우리 측 지역에서 그들의 자유의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확인시켜 줄 용의가 있다”며 “이를 위한 실무협의(접촉)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북측이 전날 제의한 9일 판문점 적십자 실무접촉이 개최돼 귀순자 4명의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방법에 대한 남북 간 합의를 전제로 한 것이다.
실무접촉에서 이 같은 합의가 이뤄지면 2단계로 우리 측 지역 별도의 장소에서 북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귀순자들의 자유의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확인시켜 줄 수 있다는 의미다.
통일부는 그러나 귀순의사를 확인시키는 2단계 과정에서도 북측이 요구한 귀순자 4명은 데리고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북측으로의 귀환의사를 밝힌 27명의 송환에 필요한 조치에 협조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정부의 2단계 접근은 북측이 전원송환을 요구하며 적십자 실무접촉을 선전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전날 전통문에서 북한 주민 31명의 전원송환을 해결하기 위해 9일 오전 10시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하면서 귀순자 4명의 가족을 데리고 나올 테니, 남측도 당사자 4명을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북측이 우리 측의 2단계 접근법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1단계 적십자 실무접촉이 이뤄지려면 우리 측이 전날 제안한 수정 제의를 북측이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는 전날 적십자 실무접촉 개최를 위해서는 장소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이 아닌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 집으로 해야하며, 귀순자 4명을 실무접촉에 데리고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했었다.
27명에 대한 송환이 먼저 이뤄지지 않더라도 적십자 실무접촉 개최를 위한 우리 측의 수정제의를 북측이 수용하면 실무접촉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날 판문점 연락사무소(적십자채널) 마감통화 시간대인 오후 4시40분께 연락관 전화통화를 통해 남측 연락관의 연장근무를 요청해왔다. 이에 따라 이날 대북 전통문에 대한 답변을 보내올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