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까막눈 국감’ 불만

與 ‘까막눈 국감’ 불만

입력 2010-09-30 00:00
수정 2010-09-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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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도 국정감사 자료가 없어서 준비를 못하다니…”

국정감사철을 앞둔 여당 의원들 사이에 불만 가득한 탄식이 부쩍 늘었다. 피감기관들이 국감에 필요한 자료들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국정의 공정집행 여부를 꼼꼼히 짚어봐야할 국감이 정부의 비협조로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A 의원은 최근 부실 건설로 벌점을 받은 건설사 현황, 건설사별 아파트 건설 평가 내역, 교통부담금 체납 현황 등을 제출해 달라고 국토해양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한결같이 ‘기업 비밀에 해당돼 답변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 의원은 “정부 부처라는 곳이 기업 비밀이나 지켜주는 곳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국감에서 이런 부실 답변 문제부터 따질 것”이라고 벼렀다.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B 의원은 “그나마 답변이라도 오면 양반이다. 그리 어렵지 않은 통계 자료 하나 요구해도 묵묵부답이 다반사”라고 푸념했다. 그는 “대체 뭘 갖고 국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여당 의원에게조차 이 모양인데 야당 의원에게는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정부의 비밀주의 전략에 부닥친 의원 보좌진들 사이에선 미확인된 소문들이 나돌기까지 한다. ‘G20 정상회의로 이번 국감 강도가 높지 않을 것이니 국회 답변자료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부처 간 담합이 있었다.’, ‘부처 공무원들이 전당대회로 분주한 민주당의 화력이 예년 같지 않아 국감 준비에 공을 들이지 않고 있다.’ 등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 지도부가 ‘옐로 카드’를 꺼내들고 나섰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9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각 상임위별로 자료제출 실태를 따져서 부진한 부처와 기관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강력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10-09-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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