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이대통령 강도론 반박···靑, 갈등진화 시도

박근혜, 이대통령 강도론 반박···靑, 갈등진화 시도

입력 2010-02-10 00:00
수정 2010-02-1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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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내부갈등 점점 깊어져..세종시 해법 난망

 난마처럼 얽혀 있는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마찰음이 계속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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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연합뉴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연합뉴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강도론’을 정면 반박하고 나서면서 이 대통령 발언의 진의와는 무관하게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것.

 박 전 대표는 이날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친다’는 이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백번,천번 맞는 얘기”라면서도 “그런데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다면 어떡하느냐”고 되물었다.

 박 전 대표는 또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다”는 이 전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일 잘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강도론’과 ‘일 잘하는 사람’ 발언 모두를 세종시 수정과 관련된 것이라고 판단,그대로 맞받아친 셈이다.

 박 전 대표의 언급 속에는 “세종시 내홍의 진원지가 결국 이 대통령이었는데 누구를 비판하느냐”는 ‘항의’가 함축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종시 문제의 ‘총대’를 멘 정운찬 국무총리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건너뛰고 이 대통령을 직접 상대로 반박을 한 박 전 대표의 목소리는 이날 가늘게 떨려 비장함이 엿보였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즉자적인 반응을 자제한 채 ‘오해’를 푸는데 주력했다.

 ‘강도’란 것은 세계 금융위기 등 세계적인 변화의 조류를 빗대어 이야기한 것이고,‘일 잘 하는 사람’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인데 언론 보도 과정 등을 거쳐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는 게 청와대의 분명한 입장이다.

 한마디로 이 대통령이 국가경영 차원에서 극히 원론적인 언급을 한 것 뿐인데 박 전 대표가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였고,이는 전적으로 오해에서 비롯된 단순한 해프닝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에 친박(친 박근혜)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강도 이야기가 나와서 일반론적인 얘기를 한 것 뿐”이라며 “본래 취지와 달리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심지어 특정 인물을 지목한다면 그것은 사실도 아니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친이(친 이명박),친박 모두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보면 사실상 이 대통령을 지목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면서 “박 전 대표가 발언의 진의도 제대로 확인 않은 채 너무 지나친 발언을 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친박 핵심 의원은 “집에 강도가 들었으면 당연히 막아야 하지만 현재 누가 집으로 강도가 오게 했는지는 자명한 얘기”라면서 “세종시를 수정하겠다는 얘기를 꺼내서 갈등이 시작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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